- 관세청, 10일 北 석탄 5만여톤 한국 반입 확인 - 외교 논란 불가피… 유엔 안보리 결의 대북 제재 위반 - 靑 8일 “국내 언론 부정보도 이해 어려워” 발언 도마에 [헤럴드경제=홍석희ㆍ문재연 기자] 북한산 석탄과 선철 등 약 66억원어치 상당의 물품이 한국으로 반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 제재 위반 사항으로 관측된다. 북한에 지급된 물품 대금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련 업자들은 유엔 등이 대북 경제봉쇄 조치가 시행 후 북한산 석탄 가격이 급락하자, 시세차익이 커졌다는 점을 노리고 ‘위험한 도박’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언론의 관련 보도에 대해 ‘부정적 보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던 청와대가 머쓱해지게 됐다.

10일 관세청은 정부대전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산 석탄 등 위장 반입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국내 3개 수입업체들은 북한산 석탄과 선철 등에 대해 모두 7차례에 걸쳐 부정수입(6건) 또는 밀수입(1건)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접수된 첩보는 모두 9건이었으나 2건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상태다.

관세청은 수입업자 3명과 관련 법인 3곳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산 석탄 운반에 사용된 선박에 대해 관세청은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입항 제한 또는 억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범행 수법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수입업자 3명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때문에 북한산 석탕 수입이 불가능해지자,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 항구에 하역한 뒤 다른 선박에 바꿔 싣는 방법으로 원산지 증명서를 위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석탄 채탄지를 ‘세탁’하는 곳으로 러시아 항구가 주로 사용됐던 것이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감시망 때문에 수입검사가 강화되자 이들은 아예 원산지 증명서 제출이 필요없는 물품(세미코크스)으로 신고 물품을 항목을 바꿔달기도 했다가 이번에 적발됐다. 관세청은 “관세법 해석 상 품목을 허위로 신고하는 경우도 밀수입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 석탄으로 위장키 위해 환적했던 러시아 항구는 모두 3곳이 사용됐다. 러시아의 나후드카항(2회)과 블라디보스톡항(1회), 홈스크항(4회) 등이다. 북한에서 선적된 석탄은 러시아 항구에서 환적 과정을 거친 뒤 또다른 배에 실려 한국의 당진항과 마산항, 인천항, 포항항, 동해항 등으로 수송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품명은 무연성형탄, 무연탄, 선철 등 3가지 종류였다.

유엔의 촘촘한 대북 경제 봉쇄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위험한 도박’에 손을 댔던 것은 북한산 석탄 수출이 막히자, 북한산 석탄 가격이 폭락했고 이 때문에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세탁할 경우 거둘 수 있는 시세 차익이 거치자 범행을 의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북한산 석탄에 대한 물품 대금은 아직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외환 전산망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금 지급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대신 수출 중개 무역 과정에서 피의자 3명은 수수료 명목으로 대금 지급 대신 석탄 일부를 대가로 취득했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이다. 관련 사실에서 확인된 북한산 석탄 등은 모두 3만5038톤으로 이는 시가 66억원 가량이었다. 유엔 안보리 결의상 수입 금지 품목인 북한산 석탄이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외교적 논란도 뒤따를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 사실 의혹 보도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던 발언도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변인은 지난 8일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을 문제 삼으려면 가장 먼저 문제를 삼아야 할 미국이 우리를 신뢰하는데, 우리 언론이 계속 부정적인 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미국이 클레임을 걸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국 국무부가 ‘한국 정부를 깊이 신뢰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편 관세청은 관련 사실 인지 이후 수사가 10달 넘게 진행된 이유와 관련, 범죄 입증을 위해 확인해야할 컴퓨터 파일의 량(230기가바이트)이 방대했고, 성분 분석만으로는 북한산 석탄 여부를 확인키 어려웠던 접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관세청은 “러시아 세관과의 국제 공조 등 보강 수사를 이유로 약3800 페이지에 달하는 수사 서류를 작성하느라 피치 못하게 10개월의 수사 기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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