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이마트·정유경=백화점’ 구도 재정립 광주신세계 매각, 모친 주식 증여 재원확보도 신세계그룹 일가의 경영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용진<사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를 맡고, 여동생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백화점 경영을 책임지는 구도가 정립된 데 이어 관련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 작업도 마무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광주신세계가 향후 후계구도의 열쇠를 쥔 핵심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2011 그룹 조직개편’을 통해 이마트 부문과 신세계 부문으로 그룹을 나눴다. 이후 2016년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지분을 맞교환하며 ‘정용진=이마트’, ‘정유경=백화점’ 구도를 완성했고, 현재까지 남매 분리 경영 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문제는 ‘증여세 마련’이라는 큰 산이 남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 주주는 18.22%의 지분을 보유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의 지분 9.83%씩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모친인 이 회장으로부터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주식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증여세를 마련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광주신세계는 정 부회장의 승계 재원 마련을 위한 자금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광주신세계는 광주ㆍ호남 지역에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운영하는 별도 법인이다. 신세계ㆍ이마트 계열사지만 지분 구조상 남매 분리 경영 원칙을 따르고 있지 않다.
광주신세계는 매출액의 80% 이상이 백화점 사업부문에서 발생하는 지방 백화점으로, 사실상 정유경 총괄사장 소관이다. 하지만 광주신세계의 대주주는 정 총괄사장이 아닌 정 부회장(52.08%)이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정 부회장이 향후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팔아 실탄 확보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재 이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이마트 주식(18.2%) 가치는 8월 2일 종가기준 1조1303억원 가량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최대주주 할증 규정에 따르면 정 부회장이 이 회장의 지분 전량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지분가치의 절반가량인 5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정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광주신세계 지분(52.08%) 가치는 8월 2일 종가기준 1729억원 가량으로,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필요한 증여세의 3분의1을 마련할 수 있다.
매각 옵션은 이마트와의 합병, 블록딜, 장내 매도 등 여러가지가 있지만 (주)신세계에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의 지분을 (주)신세계에 넘기면 남매 분리 경영 원칙을 공고히 하고 실탄도 마련할 수 있다”며 “광주신세계에서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분리해 신세계에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