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온 긴급공수한 韓정부 ‘지극정성’…두테르테, ‘구매검토’로 화답? -韓국방부 수뇌부, 두테르테 영접 위해 총출동…韓 무기수출국 자리잡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자국 국방장관에게 한국 헬기 구매 검토를 지시했다.

지난 5일 방한 때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을 타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델핀 로렌자나 국방장관에게 한국 헬기 구매 검토를 지시했다고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가 7일 보도했다.

에르모게네스 에스페론 국가안보보좌관은 필리핀 공군이 수리온의 생존 능력을 검토하는 기술실무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말 캐나다 업체와 2억3300만달러(약 2525억원) 규모의 ‘벨 412’ 헬기 16대 구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캐나다가 필리핀의 인권실태를 문제 삼자 올해 초 계약을 파기했다.

이후 필리핀 정부는 한국, 중국, 러시아, 터키 등으로 눈을 돌렸다.

에스페론 보좌관은 “가장 중요한 것은 헬기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라면서 “벨은 6명만 태울 수 있지만 수리온에는 16명이 탑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벨은 애프터서비스와 예비부품 공급 능력을 입증했고, 수리온은 우리와 가까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벨 헬기 구매예산이면 수리온 10∼12대를 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한의 리썰웨펀]두테르테, 한국산 수리온 구매검토 지시…韓정부 ‘지극정성’ 통했나
지난 5일 국방부 연병장에 전시된 실제 ‘수리온’ [사진=헤럴드경제DB]

▶수리온 긴급공수한 韓정부 ‘지극정성’…두테르테, ‘구매검토’로 화답?=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 5일 방한 당시 한국산 기동헬기 ‘수리온’에 관심을 보였지만, 일정이 여의치 않아 수리온 제작업체인 한국항공우주(KAI) 본사가 있는 경남 사천에 가지 못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와 관련해 아쉬움을 표했고, ‘애로사항’을 접수한 우리 정부당국이 긴급히 움직였다. 경기도 포천의 모 부대에 실전 배치된 수리온 헬기 1대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연병장에 공수했다.

국방부 연병장에는 수리온 외에 국산 소총과 기관총, 함대함 미사일 해성, 청상어 어뢰, 한국형 GPS 정밀유도폭탄(KGGB) 등도 전시됐다. 오직 두테르테만을 위한 긴급 무기 ‘매대’가 차려진 것이다.

2003년 완공된 국방부 연병장에 실전에서 운용 중인 전투용 헬기가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테르테 측은 이날 정해진 일정을 마친 뒤 오후 6시께 수리온을 보러올 예정이었지만, 1시간 반 이른 오후 4시30분께 용산 국방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꼬리날개 포함 19m의 거대한 수리온 실물을 마주하고 큰 관심을 보였다. 수리온 부조종석에 앉아 수리온 성능과 작동법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항공 점퍼를 입고 헬기 시동을 직접 걸어보기도 했다.

이어 국내 방위산업 회사인 S&T모티브와 다산기공이 제작한 소총, 기관총 전시장소로 이동해 약 20분간 머물렀다. 그는 특정 소총을 보고서는 자신도 써본 적이 있다며 친숙함을 보였다고 한다. 그는 국산 함대함 미사일과 어뢰, GPS 유도폭탄 등 미사일 계열 무기 모형이 전시된 곳에서도 약 20여분간 설명을 경청했다.

정부는 국내 방위산업 회사들이 개발한 첨단 무기 수출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이날 두테르테 대통령을 영접하기 위해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수뇌부들이 총출동했다.

전제국 방위사업청 청장이 현장에서 대기했고, 베트남 출장 중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서주석 차관이 외부 일정 중 황급히 국방부 청사로 돌아와 역시 두테르테 대통령을 영접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두테르테, 한국산 수리온 구매검토 지시…韓정부 ‘지극정성’ 통했나

▶韓국방 수뇌부, 두테르테 영접 위해 총출동…韓 무기수출국 자리잡나=한편, 최근 군사력 현대화에 나선 필리핀은 한국산 경공격기 FA-50PH 12대를 구매하는 등 한국 무기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 FA-50PH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에 무장을 단 경공격기다.

수리온은 에어버스의 AS532 헬기를 기본 모델로 개발된 국산 다목적 헬기로 2006년 착수해 2012년 개발 완료했다. 개발비 1조3000억원이 투입됐으며, 대당 판매가격은 250억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온은 맹금류인 ‘수리’와 숫자 100을 의미하는 우리 고유어 ‘온’의 합성어다. 독수리 같이 용맹한 비행체를 100%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를 담았다.

9명의 무장병력이나 16명의 비무장병력을 태울 수 있다. 다목적 헬기인만큼 경찰용, 의무용, 소방용, 산림용 등 파생 상품이 계속해서 개발, 배치되고 있다.

최대 속도는 시속 279㎞로 고속철도(KTX)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속 최대 260㎞로 2시간 30분 이상 비행할 수 있고, 최대 항속거리는 약 450㎞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날아갈 수 있다.

동체 길이 약 15m(꼬리 회전날개 포함 19m), 높이 약 4.5m, 폭 약 2m, 중량 약 4.8t이다. 탑승인원 외 화물은 3.7t 실을 수 있다.

분당 150m 이상의 속도로 수직 상승해 백두산 높이인 약 2700여m 상공에서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