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범죄자 취급이라니” “민간조직 출입 회의적” 긍정론도
경찰 정보관들의 민간조직 출입을 금지하고 인력을 축소한다는 내용의 개혁안이 나오면서 경찰 내부가 뒤숭숭하다.
3일 경찰개혁위의 ‘경찰의 정보활동 개혁방안’에 따르면 정보관들의 정당, 시민단체, 언론사 등 민간조직의 상시 출입이 중단되고 직무 범위도 공공 안녕과 국민 안전 중심으로 개편하도록 했다. 정보인력을 축소해 민생치안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보경찰의 주요 업무인 집회ㆍ시위 관리는 다른 부서로 넘기도록 했다.
그 동안 정보관들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기관들을 상시 출입하며 정보수집 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 사찰, 영포빌딩 경찰 문건 의혹 등 범죄와 관계없는 정보를 수집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보국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정보국 폐지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정보 경찰 내부는 불만과 우려가 섞인 분위기다. 10여 년 넘게 근무한 A 정보관은 “정보관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하루 아침에 갑자기 적폐 세력이나 범죄자 취급을 받으니 업무적으로 위축되고 사명감이 무너지는 기분”이라며 “내부적으로 사기가 크게 저하되어 있지만 이렇게 된 마당에 대세를 따를 수 밖에 없지 않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일부 정보관들은 정보경찰에 대한 비판이 커지면서 이미 정보활동을 거의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B 정보관도 “불법사찰을 한 정보 경찰을 엄벌하면 되는데 사찰을 막겠다는 이유로 조직 전체를 흔들어 버리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이 금지되고 정보경찰의 활동도 제한되면 그 공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다른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C 정보관도 “이미 정보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 조정이 있을텐데 행여나 정보경찰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이 있을까 봐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이번을 계기로 정보 경찰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D 정보관은 “정보 경찰로서 처음 민간조직을 출입하기 시작했을 때 개인적으론 ‘공공기관도 아닌 민간조직을 왜 출입하나’라는 의구심이 든 적이 있었다”며 “출입처의 편의를 봐주는 등 오히려 피곤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 개혁을 계기로 훨씬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