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난달 수출이 18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생산ㆍ투자가 주춤하는 등 경기 흐름에 이상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서민 체감도가 높은 일부 농수산물과 외식ㆍ서비스료가 급등하면서 행락철 서민경제에 빨간불이 커졌다.
서민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그 회복의 강도가 약화되고, 동시에 체감물가가 오를 경우 경제심리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이 많다. 더욱이 최근의 완만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사정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조선ㆍ자동차 등 주력산업 구조조정으로 전북 군산과 전남 통영ㆍ거제ㆍ고성 등 위기지역 경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은 경기의 완만한 회복에도 수요 부문의 물가압력은 비교적 낮은 상태를 유지하는 가운데 작황부진과 수급불일치,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 공급요인으로 일부 품목 가격이 급등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수요 부문의 물가압력이 낮다는 것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를 자극할 정도로 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계절적 요인이나 국제시세 변동의 영향을 받는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4%를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물가지수도 지난달 1.4%로 근원물가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 1월 1.0%, 2월 1.2%, 3월 1.3% 등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절대 수준은 매우 낮은 상태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2.2%를 피크로 2016년 1.6%, 지난해 1.5% 등으로 낮아졌으며, 이런 추세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근원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그만큼 경기회복의 강도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경기회복으로 고용사정이 개선되고 소득이 증대돼 민간의 소비가 늘어나고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물가를 자극할 정도로 회복의 강도가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서민생활과 밀접하고 구입빈도가 높은 일부 채소류와 외식 및 서비스 물가가 급등하면서 체감물가를 끌어올려 서민들의 경제고통은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들 품목의 물가 급등은 주로 공급측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민감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정부도 농산품 수급안정과 외식 물가 모니터링 등을 펼쳤으나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해 “일부 채소류의 가격과 외식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체감물가를 높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향후 석유류 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겠으나, 채소류ㆍ축산물 가격 및 공공요금 안정 등으로 물가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가격 강세품목에 대한 물가관리를 강화하고, 체감-지표 물가의 괴리를 좁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무ㆍ감자 등 가격 강세 농산물에 대해 수급ㆍ가격 안정대책을 지속하는 한편, 채소가격 안정제 확대 등 농산물 수급관리기반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300톤 규모의 무 비축물량에 대한 탄력적인 방출과 50톤 규모의 계약재배물량 조기출하, 농협 주말 할인판매(40%), 감자 의무수입물량(TRQ) 조기 도입, 공공비축쌀 8만4000톤 방출 등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소비자단체와 연계한 물가감시를 강화하고 공동구매 조직화 등을 통해 식재료비 부담 완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체감-지표 물가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물가지수에 포함된 품목의 가중치를 올 연말에 변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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