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임시일용직 월평균 216만원 差 대기업 월 평균 임금 468만원 성과·상여금 달 652만~726만원 중소기업은 360만원 절반수준

“같은 사람이고 싶습니다.”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 ‘장그래’의 절규다. 내세울 학벌도, 스펙도 없이 연줄을 통해 대기업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한 장그래는 내내 멸시와 차별에 시달린다. 함께 입사한 동기 정규직 사원들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나름의 성과를 내는 등 고군분투 하지만, 비정규 계약직인 장그래는 결국 ‘같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

갈수록 양극화가 심화하는 우리 노동시장의 단면 그대로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사람중심 경제를 근간으로 한 ‘친(親) 노동정부’가 들어서며 비정규직 제로(0)화 정책 등 고용안정과 차별 해소를 위한 갖가지 방안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산업화 시대 이후 반세기 넘게 고착화된 노동시장의 양극화는 해소될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중견ㆍ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는 해를 거듭할 수록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5인이상 사업체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총액은 351만8000원이었다. 하지만 종사상지위별로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용직(370만7000원)과 임시일용직(153만9000원)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격차가 216만8000원까지 벌어지는 것이다. 상용직-임시일용직 임금 격차는 2014년 199만1000원에서 2015년 206만6000원, 2016년 215만4000원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사업체 규모별 차이도 크다.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지난해 10월 기준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임금은 468만2000원으로 5~300인 미만 사업체의 303만8000원에 비해 164만4000원 많았다.

성과급, 상여금 등이 몰리는 연말 연초의 임금 격차는 더 커진다. 올 2월 300인 이상 사업체의 월평균 임금은 652만5000원이었다. 반면 5~300인 미만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절반 가량인 360만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상승률은 각각 35.4%, 19.2%에 달했다. 소규모 사업체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상실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정부는 새로 마련한 개헌안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명시하며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막상 노동시장에서 이 원칙이 적용되기엔 현실이 너무 멀다.

기업들은 노동수요의 탄력성과 정규직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 등 경영 불확실성을 우려해 비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한다. 물론 무분별한 비정규직 양산을 막기위해 정부는 남용금지, 차별금지의 원칙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노동시장에서 비정규직의 차별해소를 이끌어내기엔 힘이 달린다.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에선 이같은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차별대우를 끊기 위해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기준을 제도화해 ‘동일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대기업, 공공기관 취업에만 매달리는 청년층의 눈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이 원칙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원종학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근로기준법이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법률만 엄격하게 적용하더라도 격차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재훈 기자/igiz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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