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LG생활건강 등 호실적株 실적장세 전망 불구 주가는 요지부동 업황 우려·무역분쟁 등 대외변수 영향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어닝 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호실적을 발표한 우량 대형주들이 정작 증시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미국발 금리인상 공포가 진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이들 종목의 주가는 그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황에 대한 우려와 금리 및 무역분쟁 등 대외 변수로 인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돼 다소 실망스러운 성적이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전년보다 개선된 1분기 실적을 지난 24일 발표했다. 비수기였음에도 불구하고 1분기 매출은 8조7197억원, 영업이익은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39%, 77%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당일 주가는 외국인과 기관투자가의 동반 매도에 힘을 잃고 2.73% 하락했다. 특히 외국인은 25일까지 나흘 연속 ‘팔자’에 집중하며 총 2440억원 어치를 매도했다. 증권업계는 SK하이닉스가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식 가치가 경쟁사 대비 극도로 저평가된 점도 SK하이닉스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점을 근거로 매수를 권하고 있지만 올해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둔화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스마트폰 판매 둔화는 일부 시장이나 제품 군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둔화로 추정된다”며 “반도체 현물가격의 약세가 계속되고 스마트폰과 PC 부문의 수요 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의 실적개선 모멘텀은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업황보다 대외 변수가 미친 영향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ㆍ중 갈등과 금리 상승이라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이 더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변수가 진정되고 나면 시장은 다시 기업 실적에 관심을 두게 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LG생활건강 역시 화장품 사업의 성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한 2837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실적 발표 다음날인 25일 주가는 3.47% 하락하며 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가 최근 8일 연속 이어지며 이 기간 주가는 4.2% 떨어졌다.
함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성과 구조적인 이익 안정성이 내재하는 등 프리미엄 요인은 유효하지만 연초 이후 주가 급등으로 목표주가(143만원)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의 주가는 지난 2월 급락장 당시 105만3000원까지 떨어진 이후 두 달 만에 24% 급등하며 실적 발표 전인 이달 17일 130만6000원을 찍었다. 단기간에 고공행진을 펼친 LG생활건강을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소 존재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물산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6% 증가한 ‘깜짝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실적보다 지배구조 개편과 지분 매각 이슈에 더 민감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난 19일 13만원 대로 떨어진 이후 지지부진한 행보를 보이던 주가는 이날 삼성물산이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매각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면서 장 초반 3%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서울 강남 사옥과 한화종합화학 지분 매각에서 발생하는 약 2조원에 대한 활용 기대감과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가 할인율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