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림동 반지하방에서 시작 세계를 주무르는 재계 거물까지 성장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 세상만사를 만들어 낸 조물주가 있다. 그리고 그 위에는 건물주가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를 이 농담은 지금까지도 크게 회자되며 시대를 풍자하는 이야기로 돌변한다. 갈수록 경기가 힘들어서일까. 모든 이야기는 숫자로 특히 돈으로 통용되는 시대를 사는 듯 하다. 그 시대 문화를 대변하는 '게임'도 이를 풍자하는 듯하다. '대건물주: 건물주 키우기'는 잠깐동안 일상을 탈피해 게임속에서나마 '건물주'가 돼 보는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과연 당신이 꿈꾸던 삶일까?

평범한 직장인의 건물주 되기

평범한 직장인이던 주인공은 길을가다 교통사고를 당할뻔한 한 할머니를 구한다. 이 할머니가 알고보니 부동산계 큰 손. 할머니는 감사 인사로 '건물'을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준다. 그렇게 주인공은 신림동의 작은 반지하방을 돈으로 받아 건물주의 삶을 처음 시작한다. 첫 월세는 24만원. 평소 200만원을 버는 직장인으로서는 적다면 적고 크다면 큰 금액이다. 그런데 이게 한달 두달씩 쌓이다보니 짭짤한 수익원이 된다. 평소 사고 싶던 게임기나, 노트북 등과 같은 가전기기를 사보기도 하고 고가의 자전거나 DLSR카메라와 같은 기기들도 손에 쥐어 볼 수 있다. 그렇게 한푼 두푼 쓰다 보면 어느새 살 것 다 사본 삶이 시작된다. 그러다보니 돈은 쌓여만 가고 세월은 흐른다.어느날 할머니는 다시 찾아온다. '더 좋은 건물들을 사 볼 생각이 없냐'며 묻는다. 주인공은 돈을 모아 조금씩 더 큰 건물을 사보기로 한다.

돈이 돈을 버는 시대

재태크라는 것이 이리 좋았던가. 별의 별 고급 상품들을 모두 구매하고도 매 달 돈은 들어온다. 할머니의 조언에 따라 이번에는 다른 건물을 사보기로 한다. 15평짜리 작은 아파트. 그런데 월세가 40만원이다. 두 채를 굴리니 매 달 64만원. 세 채를 사니 104만원이 들어 온다. 이런식으로 불려 나가다 보면 직장 월급을 상회하는 수익이 생길 것이 틀림이 없다.

가끔 뜨는 '경매 정보'에서 실제 가격보다 70%이상 낮은 가격으로 건물을 구매하기도 하고, 또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건물을 팔기도 하면서 조금씩 돈을 불려 나간다. 게임 시작한자 단 30분만에 억대 재산이 손안에 들어 왔다. 사람의 욕심이 이런 것일까. 더 비싼 건물, 더 많은 월세가 나오는 건물을 굴리다 보면 더 큰 돈이 들어올것이 틀림이 없다. 쉴틈없이 돈을 벌면서 성장해 나간다.

예쁜 아가씨가 우리집에

어느 정도 돈을 벌었다 싶을 때쯤 세입자로 아름다운 아가씨가 들어온다. 첫 세입자는 대학생. 아르바이트에서 '짤린'관계로 월세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주인공을 '주인님'이라 부르면서 애교를 부리니 별 수 없다. 한두번 봐주기로 하자. 이 때 부터였을까. 하나, 둘씩 독특한 세입자들이 들어오면서 주인공과 소위 '썸'을 탄다. 이제 게임은 본격 '미소녀 연애시뮬레이션'으로 변신한다. 일단 돈을 왕창 벌고, 주어진 돈으로 뭔가를 사면 OK. 주어진 질문을 잘 읽고 '와 이정도면 인생 막장인데?'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선에서 대답한다면 나머지는 문제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들을 '비서'로 고용해 건물 관리를 맡길 수도 있다. 비서들이 건물들을 돌면서 고장난 집을 수리한다거나, 밀린 월세를 받는 것과 같은 도움을 주는 만큼 이들과의 만남을 게을리하지 말자.

강남오피스텔은 껌 값

며칠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이제 플레이어들의 대화도 변한다. '강남 오피스텔이 2억에 나왔네?. 사지 뭐. 굳이 대출받을 필요가 있겠어?'하거나 '지난달에 사둔 건물이 30억이 됐는데 2채를 팔까 고민중이야'와 같은 고급스러운 대사가 자연스럽게 흘러 나온다. 물론 게임속 이야기다. 이 상황에서 좀 더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번 돈으로 기업을 사기도 하고 심지어 국가까지도 살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더 나아갈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더 있다. 그 다음번에는 일루미나티다. 어쩌면 다음 패치에는 우주를 살지도 모르는 일이다. 유저로 하여금 달콤한 꿈을 꾸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현실은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누구에게나 '게임할 자유'는 있다.

88세대를 위한 힐링 게임

'대건물주:건물주 키우기'는 클리커(아이들) 장르에 현실적인 소재를 접합해 재미를 잡았다. 개발자는 '게임 속에서나마' 돈을 왕창 벌어보자는 취지에서 게임을 개발했다고 한다. 작품 도중에 직장을 시원하게 때려치우는 액션이나, 사랑을 쟁취하는 것과 같은 시스템을 집어넣은 것도 그 때문이다. 전체적인 게임 난이도도 비교적 낮은 편이다. 게임 속에서는 항상 손해볼 일이 거의 없으며,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기만 해도 수천만원에서 수억 많게는 수백억씩 수익이 나는 설계다. 팍팍한 현실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힐링게임으로서 가치를 가지는 것이 아닐까. 이 게임을 플레이한 그 누군가가 대 건물주가 돼 있을지 누가 알겠는가? 안일범 기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