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임시국회 처리 불발시 최저임금 제도 개편 지연 내년 인상률 결정 차질 불가피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둘러싼 노사간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편을 위한 법 개정안 마련이 지연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 논의 공전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국회와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변수인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정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불발될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는 법적 시한인 6월29일까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의 합의를 통해 내년되 최저임금 인상률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따라서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개정법을 적용하려면 늦어도 5월말까지는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데 5월은 임시국회가 열려도 6·13 지방선거로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산입범위를 확대하면 문재인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달성을 위해 올해처럼 두자릿수 인상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산입범위를 서둘러 조정하지 않으면 공약달성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 관계자는“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는 다음달부터 시작되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6월에 시작된다고 보면된다”며 “5월말까지도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 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제도 개편을 위한 국회 논의는 산넘어 산이다. 국회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에서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을 들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총 중기중앙회 등, 경영계는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숙박비 등 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둘 다 안된다며 산입범위 논의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상 국회의 법 개정 논의 시한인 이달 안으로 여야가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여당은 사실상 ‘1개월 단위 상여금’만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김삼화 의원 안을 기초로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고,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상여금에 더해 숙식비까지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신보라 의원의 개정안을 사실상의 당론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협상이 불발될 경우 공은 고용노동부로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 최저임금법을 개정하는 대신 시행규칙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부안은 ‘상여금+숙식비’ 또는 ‘상여금+숙박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여금과 숙박비는 물론 식비, 교통비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재계와 지금처럼 기본급만으로 ‘시급 1만원’을 주장하는 노동계 주장을 조금씩 감안했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안을 내놓지 못한 상황에서 정부의 시행규칙 변경 강행도 쉽지만은 않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 양대 지침(일반해고,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을 발표했을 때처럼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은 고사하고 자칫 어렵게 꾸려진 노사정대표자회의마저 깨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임위 위원 27명 중 25명의 임기가 오는 23일에 끝나는 가운데 누가 새로 올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의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 9명 중 고용부 소속 김성호 상임위원을 제외한 8명이 모두 교체되는 만큼 이번에도 친노동계로 채워질지도 관심사다. 임기 3년의 최임위 위원은 노동계, 경영계, 공익 각 9명씩 모두 27명으로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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