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임대료 조정 불가 조항 등에 시정권고 - 면세업계, 향후 임대료 협상에서 공사 전향적 태도 기대 분위기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의 상업시설 임대차계약과 관련해 불공정 약관 조항에 시정을 권고하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 간 임대료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면세사업자들은 이날 공정위가 인천공항공사의 임대차계약서상 임대료 조정 불가 등 조항에 철퇴를 내리면서, 향후 임대료 협상이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인천공항공사와 제1여객터미널 입점 면세점 사업자들은 제2여객터미널 오픈 이후 여객 감소에 따른 임대료 인하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면세점업계는 공정위 조치가 공사의 권한 남용에 대한 경고성 성격이 있는 만큼 공사 측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선 향후 협상 주도권이 면세점 사업자에 넘어갈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가 그동안 해온 임대차 계약 ‘갑질’에 대한 경종 성격이 짙어보인다”며 “제2여객터미널 개항, 국적기 이동 등 영업환경 변화에 따른 임대료 인하 폭을 현실적으로 재조정하라는 의미도 담겨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 측이 향후 협상에 전향적 태도를 보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정위 시정권고를 무게감 있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면세사업자와 임대료 협상 관련해선 권고 내용도 감안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해가면서 협상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앞서 공정위는 이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임대차계약서에서 ▷임대료 조정 불가 조항 ▷영업시설물의 시설개선 의무조항 ▷시설물의 위치, 면적 변경 시 비용 전가 조항과 관련해 시정권고를 내렸다.
현행 인천공항공사-면세점 사업자 간 임대차계약서 약관 조항은 ‘외부 요인으로 발생하는 영업환경의 변화와 그에 따른 매출감소를 사유로 임대료의 조정 등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해당 약관조항이 “임차인의 차임감액청구권을 부당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면서 “법률(약관법 제11조)에 따른 고객의 권리를 상당한 이유 없이 제한하는 조항으로 무효”라고 지적했다.
또 영업시설물 시설 개선 의무 조항은 공항공사가 매출 증대 등을 위해 임차인에게 영업시설물의 시설개선을 요구할 수 있고 임차인은 이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사업자(공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유를 근거로 임대목적물의 시설개선 요구에 응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약관법 제6조, 제10조)이라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현행 계약서 약관에 따르면 공항공사가 여객 편의 증진 등을 위해 카운터의 위치, 면적 변경 등을 요청할 경우 임차인은 적극 응해야 하며 비용도 임차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 또한 상당한 이유 없이 급부의 내용을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무효라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