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인 북중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정세가 중대 변곡점을 맞은 가운데 한미 간 정보공유 혼선에 양국 공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기사 4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실(NSC)에 정통한 소식통은 29일 헤럴드경제에 “한국 정부는 북중접촉과 관련해 미측과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격적인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미 간 소통이 부재했다는 설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북중 정상회담에 대한 의견교환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날에 이어 이날 “정부는 중국 정부로부터 북중 접촉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받았다”고 확인했다. ‘미 백악관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통보 받았는지 공개했는데 우리는 왜 공개할 수 없는가’는 질문에는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왜 그런지 말하면 그 안에 다 들어가 있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같은 발언은 미측에 한미공조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미국 전문가는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방중(訪中)이 향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미측에서는 이번 정보공유를 토대로 미중 및 한미관계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진단했을 것”이라며 “민감한 시기인 만큼 작은 부분에 있어서의 정보공유도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8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에 대해 “중국 대사가 어제 백악관으로 와서 NSC에 브리핑했으며, NSC가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대적인 인사변동도 한미공조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을 경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에 임명했다. 여기에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을 대표적인 대북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를 신임 보좌관에 내정했다. 한미 주요 소통채널로 꼽히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미 국가안보보좌관 라인에 공백이 생긴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타결하기 위해 한미공조는 우리 정부에 반드시 필요한 카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지낸 위성락 서울대 객원교수는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적대시정책 철회나 체제보장을 할 수 있는 궁긍적 국가이기 때문에 북핵협상에 있어 대주주와 같은 입장”이라며 “우리의 협상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선 한미공조를 잘 다지고 중국과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국 큰틀에서 보면 북핵문제가 블랙홀이 아니라 미중관계가 블랙홀이 된 상황”이라며 “미중 상호 이익 속에 한반도 문제가 수단이 돼버렸다”고 꼬집했다. 이어 “미국과 중국 변수에 대해 깊이 생각해 향후 협상을 잘 이끌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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