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세월호 참사 보고서 조작’ 수사결과 발표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박근혜(66) 전 대통령이 세월호가 침몰한 사고 당일 오후 청와대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62ㆍ개명 후 최서원) 씨와 함께 있었던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신자용)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청와대 관저를 방문했고, 박 전 대통령은 최 씨 등과 회의를 한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결정했다는 내용을 담은 수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청와대의 세월호 침몰 첫 보고 시각 조작 의혹,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불법 변개 의혹 관련 수사 의뢰를 받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사고 당일 오후 2시 15분께 이영선 행정관이 운전하는 업무용 승합차를 타고 검색 절차 없이 ‘A급 보안손님’으로 청와대 관저를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관저에서 최 씨, 문고리 3인방(정호성ㆍ안봉근ㆍ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과 세월호 사고 관련 회의를 나눈 끝에 오후 5시 15분께 중대본을 방문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등에서 세월호 사고 당일 간호장교, 미용 담당자를 제외하고 외부인의 관저 방문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관련 첫 전화 지시를 내린 시각은 이미 세월호가 108도로 전도된 이후인 오전 10시 22분이었던 사실도 수사 결과 밝혀졌다. 검찰은 사고 당일 세월호 사고 관련 첫 보고 시각과 박 전 대통령의 지시 시각을 조작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로 김기춘 전 비서실장,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등이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산하 위기관리센터는 오전 9시 57분께 상황보고서 1보 초안을 완성했다. 김장수 전 실장은 오전 10시 이후 관저에 머무르고 있던 박 전 대통령에게 휴대전화로 사고를 보고하려 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받지 않았다. 안 전 비서관이 10시 12분 이후 관저에 도착한 뒤에야 박 전 대통령이 침실 밖으로 나와 사고를 인지했고, 박 전 대통령은 ‘골든타임’이 끝난 22분 김장수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단 한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
문재인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 당일 9시 30분에 박 전 대통령에 최초 보고됐는데, 이를 사후에 10시로 변경했다는 취지로 수사를 의뢰했지만 첫 보고 시각이 10시보다도 늦었던 것이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이 첫 보고 시각을 조작한 동기를 두고 “세월호 사고 직후부터 국가안보실이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바람에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비난이 고조됐다”며 “세월호 탑승자가 마지막으로 카카오톡을 발송한 시간인 10시 17분 전에 박 전 대통령이 보고서 1보를 보고 받고 인명구조 관련 지시를 한 것처럼 가장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세월호 사고 이후 국가위기관리기본지침 3조 ‘국가안보실이 재난상황의 컨트롤타워’라는 문구를 볼펜으로 삭제하고 ‘안행부가 컨트롤타워’로 수정하라고 부당한 지시를 내린 혐의로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공용서류손상죄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제1차장, 신인호 전 위기관리센터장이 보고 조작, 지침 변경에 가담한 사실도 확인했다. 해외 도피 중인 김 전 차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지명수배ㆍ기소중지하고, 현역 군인인 신 전 센터장은 군검찰로 이송했다.
수사 결과 당시 청와대는 세월호 사고 관련 즉각적인 조치를 하지 못했다는 비난 여론이 커지자 국회에 지침을 제출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조문을 임의로 삭제ㆍ수정하기로 했다. 대통령 훈령인 지침에 대해 적법한 개정 절차를 거치면 책임 회피를 한다는 비난이 예상되자, 김 전 차장과 신 전 센터장은 같은 해 7월 31일까지 지침을 수정하기로 결정했고 김관진 전 실장은 결정에 따라 지침을 수정할 것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