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간재 수출ㆍ경제성장세ㆍ고용에 악재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세계 6위 수출대국인 우리나라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우리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는 경제성장세와 고용에 악재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폭탄을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양국 간 전쟁은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가 실제 시행될 때까지 한 달가량 남아 협상을 통한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에 중국이 미국의 모든 요구조건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관세부과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대세다.

이미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 패키지’ 행정명령에 따른 무역전쟁 공포에 지난주 5%대 폭락을 기록했다.

앞서 아시아권 증시에서는 상하이·도쿄 증시가 4%대로 폭락했고, 한국 증시의 코스피지수도 3.18% 내려앉았다. 이어 범유럽지수인 Stoxx50지수가 1.50%, 파리 증시의 CAC40지수가 1.39% 각각 하락한 것을 비롯해 유럽 주요국 증시들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무역비용이 10% 증가할경우 글로벌 교역은 중기적으로 6%포인트(p) 감소하고 세계 경제 국내총생산(GDP)은1∼1.5%p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OECD가 최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7%에서 3.9%로 상향 조정하면서 2011년 4.2% 이후 7년 만에 최고로 끌어올린 것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전쟁은 모처럼 힘을 얻고 있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관세를 20% 인상하고, 동아시아 신흥국이 대응조치를 할 경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첫째 연도에 1%포인트(p), 5년 뒤 최대 1.5%p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대중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대응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0.1%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세계 6위 수출대국인 한국 경제에 타격도 불가피하다.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로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분석중”이라며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한데, 대신 미국으로의 수출은 품목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중국산 수입품 중 10분의 1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 상당에 관세를 25% 부과하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 경제성장과 고용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재 4.8%에서 10%로 높아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율이 10%로 높아지면 국내 수출액은 173억 달러 줄어들고 고용은 15만8000명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을 바탕으로 했다.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무역통상본부장은 “무역전쟁이 나면 통상환경이안 좋아져 전 세계와 한국의 무역이 많이 위축될 것”이라며 “보호무역 기조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원칙, 글로벌 규범을 강조하고 중시하면서 중견국 간 공조를 통해 호주 캐나다 등과 함께 힘을 모아서 같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KIEP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해 중국의 대미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봤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osky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