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 대량감원은 불가피 산은, 한국GM처럼 끌려다닐수 금융혜택, 국내업체엔 ‘역차별’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중국 더블스타에게 금호타이어를 넘기는 작업이 막바지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조가 구조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매각이 무산돼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까지 직접 나서 노조를 설득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산은 주장처럼 당장 금호타이어가 새 주인을 찾는 게 다급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조건으로 매각된다고 금호타이어 문제가 끝난다고 할 수 있을까?

[홍길용의 화식열전]금타 매각 서두르는 이동걸...3가지 착각

▶“더블스타 3년간 고용보장 약속”=일자리를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해외매각이 불가피하다는 게 이 회장의 논리다. 채권단과 금호타이어 경영진도 중국 더블스타가 인수 시 3년간 고용보장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은 최근 국내 언론을 만나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수치를 보자. 금호타이어 국내 공장은 5040명이 2144만본의 타이어를 생산했다. 1인당 4254개다. 넥센타이어는 국내에서 4188명이 3011만여개를 생산했다. 1인당 7189개다. 단순히 계산하면 금호의 인력효율이 넥센의 60%에 불과한 셈이다.

설령 3년간 고용보장이 이뤄진다 치자. 생산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다면 3년 뒤에는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할 수 있다. 사업을 하는 데 적어도 3년 앞은 내다봐야 한다. 3년 고용보장 약속에 앞서 매수인 측이 근로자들에게 3년 뒤 비전 정도는 설명하는 게 상식적일 수 있다.

[홍길용의 화식열전]금타 매각 서두르는 이동걸...3가지 착각-copy(o)1

▶”먹튀는 없다”=GM에 대우차를 팔 때도, 상하이차에 쌍용차를 팔 때도 매수자는 “한국서 철수 안한다”, “먹튀는 없다”고 공언했었다. 지금 GM은 한국지엠 군산공장을 일방적으로 폐쇄하며 추가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상하이차는 이미 먹고 튀었다. 사업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산은 계획대로면 더블스타에 경영권을 넘기고도 금호타이어 지분 24%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공교롭게도 산은의 한국지엠 옛 지분률과 같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경영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다면 모르겠지만, 경영이 또 어려워지면 증자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한다면 당연히 주주배정 방식을 택할 것이다. 자칫 돈이 또 들어갈 수 있는 셈이다.

산은 지분을 5년 뒤 매각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은 없다. 얼마를 받을 지도 모른다. 더블스타에 대한 풋백옵션 등 안전장치도 없다, 게다가 금호타이어 상표권 문제는 아직 미결 상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끝까지 몽니를 부리면 어떻게 할까?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역차별=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이 되면 국내 타이어사는 한국과 넥센 두 곳이 남게 된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중국에서도 금호와 치열한 경쟁관계다.

산은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면서 채무상환 유예와 이자율 인하 등을 약속한 모양이다. 주인이 바뀐 뒤에도 국책은행의 지원이 계속되는 셈이다.

요즘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도 사정이 녹록치 않다. 한국타이어 순이익은 2016년 8791억원에서 지난해 6064억원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넥센타이어 순익도 1760억원에서 125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원자재 가격 인상과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은 금호 뿐 아니라 한국과 넥센에게도 공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