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조직률 10.3%에 불과, 노동계 전체 대변하는 구조 - 전문가들 “대기업ㆍ정규직 이익만…기득권 내려놓아야”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10대 90’
한국 노동계는 노동조합에 가입한 10%의 노동자가 나머지 90%의 노동자의 이익을 대표하는 기형적인 이중구조를 이어가고 있다. 1990년대 들어 노조 조직률이 급감하고 대기업ㆍ공무원노조 중심으로 노동계가 재편되면서 노동시장의 양극화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가 작년 12월 발표한 ‘2016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 1917만명 중 노조에 가입한 근로자는 197만명으로 노조조직률이 10.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의 10분의 1가량이 노동계를 대변하는 구조라, 노동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목소리로서 노조의 대표성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 10.3% 가운데서도 사업장이 클수록, 공무원일수록 조직률이 높게 나타났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조직률이 55.1%나 됐지만 100~299인은 15%, 30~99인은 3.5%, 30인 미만 사업장은 조직률이 0.2%에 불과했다. 대기업 노조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민간부문의 노조조직률은 9.1%인 반면 공무원 부문은 67.7%에 달했다.
조직된 노조 가운데서도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에 가입하지 않은 독립노조(미가맹노조)는 전체 노조수의 절반 이상(54.1%)이었다. 이들의 목소리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등 정부의 각종 사회적 대화체에서 반영되지 못한다. 정부의 각종 위원회들은 한국노총ㆍ민주노총 양대 노총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기울어진 운동장’은 대기업 노조의 ‘갑질’ 행태는 물론, 정규직 과보호와 비정규직 차별을 재생산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국GM 정규직이 사내협력업체 비정규직이 맡던 공정을 정규직으로 대체하는 이른바 ‘인소싱’ 결정에 합의하고, 기아차 노조가 비정규직을 분리하는 등 일련의 ‘대기업ㆍ정규직’ 중심 노조에 대한 비판도 각계에서 흘러나왔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정책실장은 “노동계 주요 이슈가 정규직의 권익 보호에만 지나치게 집중된 경향이 있다”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화두도 정규직 양보가 전제되지 않아 사측 입장에서는 양쪽의 압력을 동시에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10대 90의 노동구조라는 것은 굉장히 아픈 부분”이라며 “노동조합에 가입된 근로자 10%는 한국의 대기업 노동자 비율 10%와 거의 등치시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최근 ‘주 52시간 근무’ 결정을 두고서도 “어떻게 보면 정부가 이들 강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고 비정규직과 중소기업은 또 다시 내몰릴 것”이라고 평가한뒤 “정부가 강성 노동계와 손잡는 관행을 깨고 고용과 근로시간 유연화를 통해 시장원리를 작동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별 기업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국내 노조 관행을 지적하는 시각도 있다.
한 노동정책 연구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이나 산업별 노조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기업별ㆍ고용형태별 노조 구도를 벗어나면 대기업-중소기업이나 정규직-비정규직 대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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