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계약중간 납품대금 인상 요청 가능 자체·협력사 임금 부담에 가격 상승 우려 최저임금 인상 등 납품업체의 공급원가가 인상되면 그 부담을 대형 유통사와 소비자들이 분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형마트와 TV홈쇼핑, 편의점 등 대형 유통사들은 자체 최저임금 인상 요인에 협력사 부문까지 떠안게돼 이를 판매가격에 반영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결국 소비자들이 그 부담을 모두 떠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유통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유통업체 표준계약서를 개정해 납품업체가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 기간 중 최저임금 인상, 원재료 가격 상승 등 공급 원가 변동에 대해 납품대금을 올려달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명문화 하기로 했다. 표준계약서가 개정되는 분야는 ▷백화점ㆍ대형마트 직매입 ▷백화점ㆍ대형마트 특약 매입 ▷편의점 직매입 ▷온라인 쇼핑몰 직매입 ▷TV홈쇼핑 등이다.

표준계약서가 개정되면 대형 유통업체는 납품업체가 대금 인상을 요구하면 10일 이내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대형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공정위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이 가격을 조정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납품업체의 원가상승 부담을 나누겠다는 ‘자율 실천방안’을 공정위에 전달하고 실행하고 있어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며 표준계약서 개정이 완료되면 바로 반영해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납품업체 직매입 규모에 따라 5개 유통분야 입장은 조금씩 엇갈리고 있다. TV홈쇼핑업체의 경우 1년 이상의 장기 계약 보다 단기 계약이 많아 납품가 재협상의 여지가 많지 않다. 또 백화점 특약 매입의 경우는 납품사가 가격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고 직매입도 이미 매입가에 물가 상승이나 임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구조여서 납품단가 인상 요구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역시 표준계약서 개정에 공감하면서도 관망하는 분위기다.

반면 직매입 비중이 100%에 가까운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다소 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공정위 표준계약서가 자율이지 강제사항은 아니다”라며 “다만 표준계약서를 지키지 않으면 공정위의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문제는 납품가격을 조정하려면 제조업체에서 인건비와 재료비 등 공급원가 상승을 증명해야 하는데, 제조업체의 원가는 사실상 대외비”라며 “정부 측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공표해 놓고, 유통업체와 납품업체가 서로 임금 인상분을 분담하라는 것은 다소 과한 요구”라고 지적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자체 최저임금 인상 부담으로 마진율을 유지하기 위해 납품가 인상분 만큼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성장이 사실상 멈춘 상황에서 납품대금 인상은 소비자가 구매라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세환ㆍ이혜미 기자/gre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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