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 정부가 모든 정책역량을 일자리에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새해에도 일자리 상황이 별반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하자 마자 일자리위원회를 만들고, 청와대에 일자리 현황 전광판을 설치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올인’했다. 하지만 일자리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으며, 청년실업 문제는 상황이 갈수록 악화일로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일자리 정책이 새해 경제정책 과제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 만큼 올해에도 일자리 문제를 화두로 삼고 있다는 얘기다. 일자리 예산도 19조2000억원으로, 전년(17조1000억원) 대비 12.7% 늘어났다. 기재부는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이 중 34.5%를 1분기에 선제적으로 집행한다. 일자리 창출 계획을 뜯어보면 공공기관 신규 채용 규모가 올해 2만2000명에서 내년 2만3000명 이상으로 확대되고, 전체의 53%를 상반기에 채용한다. 공무원 신규 채용도 늘린다. 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의 경우 명예퇴직 활성화를 통해 신규채용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집중돼 있다.
중소기업이 세 명을 고용하면 그중 한 명의 급여를 정부가 지원하는 추가고용 장려금 지원 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지금은 3의 배수로 고용해야 지원해줬지만, 내년부터는 고용 인원의 33%만큼 지원해준다. 예컨대 4명 고용 시 1.33명분을 지원한다는 얘기다. 기업당 최대 3명이었던 지원 한도도 기업 현원의 최대 30%로 확대한다. 또 신규 고용창출 시 일정 금액 공제하는 고용증대 세제, 여성 육아휴직 후 고용유지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등도 신설한다. 하지만 이처럼 일자리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갖가지 정책을 총동원했음에도 정부가 밝힌 올해 고용자 수 증가 폭 전망치는 32만명으로 작년과 비슷하다. 올해 ‘2년 연속 3%대 성장’,‘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원년’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전제로 추정했다는 점을 차치하고도 그렇다. 실제로는 고용자 수 증가폭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경기회복이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본격화해 취업자 수 증가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자리 문제의 핵심인 청년층의 고용사정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으로 전국적으로는 727만명)의 자녀 세대로, ‘에코붐’ 세대로 불리는 25~29세의 청년층이 전년보다 무려 11만명이나 늘어나기 때문이다. 청년층 구직경쟁은 더욱 심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이 때문에 지난해 연간 기준 9.8%에 달했던 청년 실업률은 내년에도 쉽게 호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벌써 정부의 공공 일자리 확충이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고, 부작용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호상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성장이나 고용은 결국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나 공공이 보완해야 하는데, 지금은 거꾸로 가고 있어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수요자가 아니라 정부가 만드는 공공일자리가 장기적으로 오히려 민간 일자리 창출에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이 투자를 늘려 민간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기업을 옥죌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 유연화와 규제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