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호 기자] 비트코인이 주춤하는 동안 알트코인(비트코인 외의 가상화폐를 일컫는 말) 가운데 하나인 ‘퀀텀’이 떴다. 그리고 반나절만에 또다른 알트코인 이오스가 부상했고, 이오스는 다시 알트코인 모네로에게 왕좌를 물려줄 판에 놓였다.

생일 선물로 비트코인을 달라는 아들에게 아빠가 “뭐, 1570만원? 세상에, 1720만원은 큰돈이란다. 대체 1690만원을 받아서 어디에 쓰려고 그러니?”라고 답했다는 농담이 회자된 바 있다. 비트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을 꼬집은 말이다. 지난 20일 이후 가상화폐 시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같은 개별통화의 변동뿐 아니라 ‘현재 뜨고 있는’ 대안화폐도 숨가쁘게 추적해야 할 상황이다.

비트코인의 하락과 일부 알트코인의 상승이 겹쳐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가상화폐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인지, 폭탄돌리기에 들어간 것인지 의견이 분분하다.

위풍당당하던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본격적으로 꺾인 것은 20일이었다. 프랑스 재무장관이 내년 4월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비트코인의 의문에 대해 논의하자고 공식제안한 데 이어, 월가 주요 이코노미스트 53명 중 51명이 “비트코인은 버블(거품)”이라고 답한 데 따른 것이다. 이때부터 비트코인 시장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쏟아지기 시작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지난 17일 1만9000달러대의 고점에서 21일 현재 1만6000달러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그리고 이때부터 다른 가상화폐로의 풍선효과도 시작됐다. 비트코인에 쏠려있던 자금이 급속히 알트코인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 그 영향은 세계 경제시장 기여도보다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세계 비트코인 거래비중을 차지하는 한국에서 두드러졌다.

문제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을 뺨치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우리나라 각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우후죽순처럼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퀀텀은 30~50% 상승세에서 몇시간만에 약세로 돌아섰으며, 빗썸에서 거래되는 이오스는 오전 중 50% 넘게 상승하더니, 오후엔 돌연 약세로 전환했다. 그리고 현재는 생소한 이름의 모네로와 대시란 알트코인이 40% 가까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의 하락과 일부 알트코인의 급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물론 비트코인의 지난 1년간 급등세를 점치기 힘들었던 것처럼 언제 반등할 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것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 모두가 살아남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는 이미 ‘폭탄 돌리기’가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가상화폐를 신뢰하는 투자자들이 다소 착각하는 것이 있다. 지금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비판은,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대한 의문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트코인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시장의 투기성과 범죄악용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뿐, 블록체인 기술을 폄하하지는 않는다. 반면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사람들 가운데 기술력에 대한 신뢰에 기반해,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투자처로 삼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혹자는 또 지적할 것이다. 비트코인에서 파생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캐시와 비트코인골드가 급등하고 있다고. 하지만 시간별은 물론 거래소별로 시세는 제각각이다. 비트코인골드는 동시간 국내 3대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61% 급등, 45% 상승, 8%하락' 이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널을 뛰고 있었다. 비트코인캐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투자자 각자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