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빙작업 안한 관리업체에 만두가게앞 사고도 주인이 배상
일 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인 7일 전국에 눈ㆍ비가 이어졌다. 전날 오후부터 눈발이 날리는 날씨에 낙상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빙판길에서 넘어져 다칠 경우 누구에게 손해배상을 할 수 있는지 관심 모아진다. 법원은 앞서 아파트 주민 ㄱ씨가 주택관리업체와 아파트 관리소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업체와 소장은 공동해 5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바 있다.
ㄱ씨는 자신이 사는 아파트 101동 출입문 부근 인도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허리를 심하게 다쳤다. 사고 장소에는 빙판길 주의 표지판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제빙작업도 진행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동절기 공동주택 관리주체는 강설이나 결빙 등에 따른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안전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고 당시 아파트 101동 앞 인도 부분 등에는 살얼음이 얼어 다른 아파트 주민이 결빙에 넘어져 타박상을 입은 후 1시간 가까이 경과했음에도 당시 아파트 경비원이나 시설직 직원이 순찰을 게을리해 결빙이 발생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파트관리업체가 사고현장에 미끄럼 주의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제설제를 뿌리는 등의 작업을 하지 않아 안전성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아닌 곳에서 빙판 낙상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를 따지기도 한다. 법원은 만두가게 앞 빙판길에서 넘어져 가슴을 다친 ㄴ씨와 그 가족 등 4명이 만두가게 주인과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가게 주인과 보험사는 연대해 ㄴ씨에게 26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ㄴ씨는 만두가게에서 만두를 사 나오다가 가게 앞 인도에 생긴 빙판에 미끄러져 흉추염좌 및 긴장 등 전치 10주의 부상을 입었다. ㄴ씨와 그 가족들은 만두가게 주인이 인도에 물을 흘려보내 빙판이 생겼음에도 이를 제거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만두가게 주인이 빙판길 생성의 원인이 된 물을 인도로 흘려보내고, 형성된 빙판길을 제거하지 않은 과실이 있으므로 ㄴ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결빙도로를 관리하지 못한 지자체의 책임을 묻는 판결도 종종 발생한다, 충북 소재 한 지방도로를 지나던 ㄷ씨. 결빙구간에서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했다. 마주 오던 레미콘 차량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ㄷ씨는 뇌출혈과 광대뼈, 오른손 뼈 등이 골절됐다.
ㄷ씨는 “사고발생 지역은 불명의 누수 탓에 상습 결빙이 발생하는 구간으로 도로가 지나가는 면사무소에서 계속 정비를 요청했으나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사고가 났다”며 3억39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정부가 ㄷ씨에게 1억5372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해당 구간이 결빙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배수시설 정비와 제설제 살포 등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ㄷ씨가 결빙주의 표지판이 있음에도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정부의 책임은 50%로 판단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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