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례ㆍ성묘 대신 국내외 여행
- 직장인 40% “고향 안 가요”
- 연휴기간 인천공항 이용객 195만명 예상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길면 10일이나 되는 연휴인데 부엌 구석에 앉아서 전이나 부치고 있으면 되겠어요? 이참에 해외여행으로 재충전하고 와야죠”
고등학교 교사 김지원(32) 씨는 이번 추석 명절 연휴에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영국과 프랑스 여행을 떠나기로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다. 비행기 티켓도 5달 전에 미리 구했다. 연휴 기간 해외여행객이 많아질 거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연휴 전날 수업이 끝나자마자 공항을 달려가는 김씨의 마음이 가뿐했다. 김씨는 “지난 여름방학에 따로 여행을 다녀오지 못했는데 이번 연휴를 이용해 또다른 휴가를 다녀올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면서 “다른 때 같으면 ‘왜 명절에 고향에도 오지 않느냐’라고 타박하셨을 부모님도 워낙 연휴가 기니까 별말을 하지 않으셨다“고 했다. 이번에 찾아뵙지 못한 부모님은 주말을 이용해서 따로 뵙고 올 계획이다.
직장인 차지운(40) 씨는 부모님과 2명의 딸을 데리고 제주도 여행을 온 케이스다. 차씨는 “부모님께서 먼저 ‘굳이 명절에 차례 지내느라 고생할 필요 없다‘고 말씀하셔서 제주도 숙소에서 간단하게 과일과 생선포 등만 놓고 차례를 지냈다”면서 “그동안 명절 때만 되면 신경이 곤두서 있는 아내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한번도 와보지 못한 제주도 풍경도 보니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라며 즐거워했다.
명절 연휴 기간 동안 큰댁과 산소를 찾아 성묘와 차례를 지내는 대신 국내외 여행지로 혼자 또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추석기간 중 해외여행을 떠난 비중은 2006년 1.2%에서 2016년 3.1%로 늘었다.
이같은 추세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구인구직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834명을 대상으로 ’추석 귀향 계획‘을 조사한 결과, 직장인 39.4%가 귀향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이유로 37.1%가 ”그냥 편하게 쉬고싶어서“라고 답했고 여행등 다른 계획이 있다는 답변이 19.5%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해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추석 연휴 특별교통대책기간인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여객이 약 195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기간 일 평균 여객 예측치는 17만 7586명으로 지난해 추석연휴에 비해 10.3%나 증가했다. 연휴 전인 27일부터 인천공항은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전문가들은 “이전에는 조상의 묘소를 돌보고 성묘를 하는 것이 명절 연휴의 목적이었다면 개인주의가 늘어난 최근에는 이 기간을 개인의 재충전 기간으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전통의 붕괴로 보기보단 그 의미가 달라진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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