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부담 규모 예측 가능…치매국가책임제 세부안서 빠져 재정부담 더큰 감경제도 이미 시행…중복혜택 형평성문제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치매국가책임제’와 관련해 장기요양보험에도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도입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행위별 수가체계인 건강보험은 예측할 수 없는 ‘재난적 의료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둘 필요가 있지만, 장기요양보험은 이미 상한액이 정해져 있어 사전 예측이 가능한 만큼 상한제 도입의 필요성이 낮고 도입시 효과도 미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장기요양급여는 6개월 이상 혼자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에게 가사활동을 지원하거나 간병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것으로 재가급여, 시설급여, 특별현금급여(가족요양비 월 15만원)로 나뉜다. 재가급여 월 한도액은 125만원(1등급)~84만3000원(5등급)이며, 노인요양시설 등 시설급여 한도액은 일당정액제 방식으로 1인당 5만9330원(1등급), 3~5등급(4만5280원)까지다.
장기요양수급자 1인당 최대 연간 본인부담금은 1등급 수급자 기준으로 연간 최대 427만원, 재가급여는 225만원이다. 장기요양 본인부담금상한제는 건강보험처럼 연간 치매환자 부담금 상한을 설정하는 제도다. 현재 요양원 환자는 장기요양보험 적용 서비스 비용의 20%, 재가 환자는 15%를 부담하고 있다.
게다가 장기요양보험은 저소득층 부담완화를 위해 2009년부터 본인부담금 상한제보다 재정부담이 큰 감경제도를 이미 시행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의료급여수급자 및 저소득층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면제 또는 50% 경감해주는 것이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감경대상자는 10만1000명으로 이들의 급여이용률은 88.8%로 일반대상자(82.7%)보다 높다.
제도적 측면에서도 상한제를 도입할 경우 상한제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큰 시설급여를 선호할 것으로 예상돼 ‘재가급여 우선’이라는 원칙과 맞지 않는다. 상한제를 도입하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소득재분배 효과 역시 미미해진다.
또한 상한제는 연간 본인부담 초과액을 그 다음해에 지급하는 방식인데 효과성ㆍ즉시성 측면에서도 매월 대상자를 선정해 다음달 급여비용을 결정해 대상자에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감경제도에 비해 떨어진다. 무엇보다도 감경과 상한제를 적용할 경우 재정소요가 늘오나고 일부 대상자에게 중복혜택 부여로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
공단 관계자는 “향후 저소득층의 치매수급자 부담완화를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해 본인부담 경감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치매수급자 경감 소득기준을 중위소득 50%에서 100%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18일 ‘치매국가책임제’ 세부안을 발표하면서 5등급 기준을 완화하거나 6등급을 만들어 경증 치매환자에게도 장기요양보험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신체 기능에 큰 문제가 없는 경증 치매 노인 신체기능 평가에서 1~5등급을 받기가 어려워 치매환자 수발, 인지기능 훈련 등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한편 정부의 세부안에는 치매환자들이 바라는 본인부담금 상한제가 빠져 있어 장기요양시설협회 노인단체들은 상한제 도입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 장기요양 대상자와 혜택을 늘리려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dew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