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신(新)북방정책에 전문가들은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했다. 북한 핵 문제, 러시아와 서방국가들의 갈등 등 극복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는 지적과 함께 가시적 성과에 급급해 허울뿐인 경제협력에 쉽게 응해선 안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주(駐) 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규형 삼성경제연구소 고문은 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양국간 경제협력의 의지를 공고히 하는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 고문은 “문 대통령이 러시아가 심혈을 기울이는 북방경제포럼에 참석함으로써 교류의 기반을 다진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의 의미가 크다”며 “주변 환경상 당장 빠른 시일내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조급하지 않게 큰 그림을 만드는 것으로도 큰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기업들의 호응이 필수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효성있는 투자 진출은 결국 기업몫이고, 과거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부의 다양한 루트를 통한 주도 면밀한 타당성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정희철 무역협회 유라시아실장은 “이전 정부의 북방정책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기업들이 각종 개발에 호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가뜩이나 불안한 국제정세에 경제성마저 담보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사업에 뛰어드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러시아에서 따내는 프로젝트에 정부가 금융ㆍ세제 등 지원을 나선다면 기업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라며 “러시아도 선도개발구역 등 진출기업에 세제혜택, 비관세장벽 등 지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 정부의 지원만 더해진다면 기업들의 리스크 분산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또 “미국, EU 등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재국에 포함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넓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북방정책에 따라 유라시아 대륙과 러시아 극동지방 개발과 더불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대외경제 전문가는 “러시아가 아직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아시아 지역보다 사업의 객관적 실효성이 보장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을 통해 일대일로 개발 사업에 자본을 집중투자하고 있다”며 “AIIB의 5대 지분국인 우리나라가 ITㆍ건설 등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의 건설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다만 북핵, 사드 배치 등 양국간 갈등 극복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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