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지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서는 생명, 자유, 재산을 박탈당하지 않는다.”

미국 수정헌법 제5조(1791년)의 내용이다. 개인의 생명과 자유를 보장하는 적법절차(due process of law)의 원칙을 규정한 금과옥조와 같은 조항이다. 필자는 이 원칙에 ‘재산’이 포함되어 있어 좀 의아해 했다. 재산을 생명·자유만큼이나 중요시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는 영국의 대헌장(1215년) 제39조 ( ‘자유민은 적법한 판결이나 국법에 의하지 않고는 체포, 구금, 재산박탈, 법익박탈, 추방 되지않음’)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우리가 민주주의 시초를 이 대헌장에서 찾는다면, 재산에 대한 문제는 민주주의 태동 때부터 그것의 필수요소로 인식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경제력이 안정되지 않고서는 민주시민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동양에서는 일찍이 경제력, 즉 먹고사는 문제가 통치의 중요한 과제로서 강조되었다. “임금의 하늘은 백성이요, 백성의 하늘은 먹을 것이다”라고 할 정도다. 공자는 정치를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넉넉히 하며, 백성들로 하여금 믿게 하는 것이다(足食 足兵 民信之矣)”라고 하였고, 맹자는 백성들은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바른 마음을 견지하기 어렵다(無恒産 無恒心)”고 하였다.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 같다.

2014년 영국은 중·고교에 금융교육을 의무화하였다. 국가교육과정의 필수과목인 시민교육(citizenship)에 ‘금융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필자는 이를 보면서 영국이 ‘왜 민주주의의 모태국인 지’와 오버랩 된다. 영국은 오늘날 국민들 생활에서 금융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있는 것 같다.

금융교육은 합리적인 소비습관·금융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토록 하는 것이다. 금융교육 의무화는 최소한 그 반대의 경우로 인한 경제적 불행을 막아보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렇듯 영국은 오늘날 국민들이 금융을 이해하고 관리할 줄 알아야 바람직한 민주시민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우리도 청소년에 대한 금융교육을 더 강화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학교 커리큘럼을 늘리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정, 학교, 정부 등 모두 교육의 실질적 효과측면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특히 가정과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가정에서 자녀가 최소 초등입학 때에는 자녀명의의 ‘통장’을 하나씩 만들어 주자. 용돈을 절약하여 저축하려는 습관을 심어주자는 것이다. 이는 살아있는 금융교육 그 자체이다. 고교졸업 때까지는 인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를 장려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세제혜택을 주자. 주니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제도는 더욱 효과적이다. 이 계좌에서 발생한 수익에 대해 주어지는 세금혜택과 함께 동일계좌에서 예금, 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계좌에 엄마·아빠의 보너스가 더 해진다면 고교졸업 때는 꽤 큰돈이 될 수 있다. 이 돈으로 대학 학자금이나 창업자금의 시드머니로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영국은 이 제도를 이미 2011년에 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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