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가격 한우 외면, 수입고기 선호 -美 소고기 점령, 수입소 점유율 48% -국내산 농축산물 산업방향 개발 필요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 오후 5시께 서울 중랑구 한 마트. 2년차 주부 이효정(33)씨가 한우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스테이크용 고기를 유심히 둘러보다 장바구니에 미국산 안심을 넣었다. 이씨는 “한우가 좋은 줄 알지만 가격부담이 크다”며 “특별한 날에만한우를 사고 주로 수입산 소고기를 먹는다”고 말했다. 수산물 코너로 간 이씨는 태국산 주꾸미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수입 식재료가 우리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수입산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국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우리 식탁이 다국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수입된 미국산 소고기는 총 7만8553M/T (메트릭톤·1000㎏을 1t으로 하는 중량단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된 6만2387M/T보다 26% 증가했다. 특히 스테이크용으로 주로 쓰이는 냉장육은 1만9348M/T 전년 1만529M/T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미국산 소고기는 수입 소고기 점유율 중 48.1%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다음으로는 호주산 소고기(7만248M/Tㆍ점유율 43%)가 많았다.
광우병 파동 등으로 부정적 인식이 만연했던 미국산 소고기는 반감이 수그러들면서 판매가 늘었다. 지난해 11월, 13년 만에 호주산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업계서는 이 추세대로라면 조만간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 시장 점유율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수입되는 미국산 소는 현지 총 생산량의 상위 3%인 프라임급이다. 생후 10~12 개월 동안 넓은 목초지에서 방목, 곡물사료를 먹고 자라 마블링이 좋으며 육질과 풍미가 좋다고 평가받는다.
‘식탁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한우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한우 소비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8.6% 감소했다. 농협이 공개한 상반기 한우도축물량도 35만7774두로 작년 같은 기간(36만4927두)에 비해 2% 줄어들었다.
돼지고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에 공급된 돼지고기는 총 65만14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지만 국내산 공급물량보다 수입산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수입 수산물 소비도 활발하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상반기 수산물 수입액이 전년 동기 22억8000만달러 보다 약 10.9% 증가한 25억3000만달러, 수입량은 전년 동기 247만톤 대비 약 7.5% 증가한 265만톤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10대 수입 품목 중 낙지, 실뱀장어, 갈치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수입액이 증가했다. 특히, 새우, 명태, 연어 등 국내 소비량이 늘고 있는 품목이 전반적인 수산물 수입 증가세를 주도했다.
연어 초밥, 스테이크 등이 인기를 끌면서 노르웨이 연어 소비도 증가세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어 수입량은 1만81톤으로 전년 동기대비 25%상승했다. 2014년 3674톤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3년새 174%나 늘었다.
수입산 먹거리 잠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산 식재료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우리 농축산물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며 “국내 농축산물도 소비트렌드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고 유통 단계를 축소하는 등 식품 산업 방향을 개선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