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덜 익힌 햄버거 고기 패티에 대한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햄버거를 먹은 4세 여아가 신장의 90% 가까이 손상돼 신장장애 2급 판정을 받은 사건이 발생하면서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 요독성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이하 HUS)’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HUS는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의 심한 합병증의 일종으로 1982년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집단으로 발병하면서 ‘햄버거병’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신부전 등의 합병증과 일부는 사망에 이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용혈성 요독증’이란 체내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병이다. 손상된 적혈구들이 콩팥의 여과 시스템에 찌꺼기처럼 끼어서 기능을 떨어뜨리고 치명적인 신장 기능 손상을 초래하게 된다.

용혈성 요독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가 대장균이 만드는 특정 독소다. 이 독소를 만드는 대표적인 균이 O157:H7 대장균이다. 이 균은 오염된 음식이 원인인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햄버거 패티의 재료인 다진 소고기다. 하지만 야채나 주스, 우유 등이 오염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마요네즈, 살라미, 소시지, 생우유 등이 오염된 경우도 있다. 분변에 오염된 호수나 수영장을 통해서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주로 6~9월에 호발하므로 이 기간 동안은 음식을 잘 익혀 먹는 것이 좋다.

이 병은 5세 이하 어린이와 75세 이상 노인에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전적 요인도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더 주의가 필요하다. O157:H7 대장균에 의해 용혈성 요독증이 발생하는 경우, 3~4일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혈액이 동반된 설사를 시작한다. 특히 아이가 설사 후에 12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용혈성 요독증이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이다. 급성 신부전이나 만성 신부전 같은 콩팥질환이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고, 뇌졸중을 초래하기도 한다.

대장균에 의해 발생한 경우 환자의 60~70%에서 급성 신부전이 오지만 그중 80%는 신장 기능이 회복된다. 급성기 치료를 잘하게 되면 90% 이상이 생존하며, 9% 정도는 만성 신부전이 발생한다. 1/3 정도에서는 수년 후에 신장 기능 장애가 발생하고, 그중 일부에서는 투석 치료가 필요하다. 전체적인 사망률은 10%로 내외이며, 어린이와 노인에서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쁜 균에 오염되거나 상했더라도 육안으로 보기에 이상이 없어 보이는 경우가 많고, 맛이나 냄새로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미리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대장균에 의한 용혈성 요독증은 6~9월에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여름철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