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래은행 선정전 본격화 고객확보·운용수익 상당 선도은행 놓고 자존심 대결

6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 주거래 은행 자리를 두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격돌했다.

내달 말 국민연금과 신한은행의 원화 주거래은행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가뜩이나 리딩뱅크 다툼이 치열한 두 은행간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올 정도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조만간 새 주거래은행 선정을 위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5년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 이상 참석하는 ‘주거래은행 선정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주거래은행 선정기준을 사전에 공개할 방침이다.

국민연금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새로 임명됨에 따라 조만간 신임 이사장도 부임할 전망이다. 늦어도 8월 말이면 입찰공고와 선정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이 되면 얻는 게 많다. 국민연금 직원들의 급여계좌와 카드 등 거래는 물론, 414만명의 연금 수령자의 연금 지급계좌 개설 등으로 신규 고객 확보가 가능해진다. 하루 평균 4400억여 원에 이르는 예치금도 운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한국은행에 자금계정을 두고 있지만, 한은 결제 업무가 끝나는 오후 4시30분 이후 들어오는 채권원리금 등은 주거래은행 계좌로 들어와 하루 간 머무르게 된다. 이때 은행은 콜금리의 92%에 해당하는 이자를 연금에 내면 돼 콜금리로만 자금을 운용해도 ‘남는 장사’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의 주거래은행은 공개입찰이 시작된 2007년 이후 신한은행이 줄곧 맡아왔다. 올해는 이 자리를 노리는 시중은행들이 많아 신한은행의 ‘수성’이 가능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 입찰 때도 2순위 협상자로 밀려 고배를 마신 국민은행의 의지가 결연하다.

다만 입찰 경쟁이 지나칠 경우 거래를 따내는 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거래은행이 되면 거래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국민연금의 거래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이 비용도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2년 공개입찰을 따낸 후 국민연금 IT 인프라 구축에 200억원대의 비용이 쓴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전북 전주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이뤄진 입찰이라 IT 시스템 투자 규모가 더 클 수도 있다”며 “수익보다 비용이 많은,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거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