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청와대가 국방부의 ‘사드 보고 은폐’ 의혹을 조사 중인 가운데 이를 지켜보는 여야의 속내가 복잡하다. 여당은 국무총리 인준 이후 경색된 대야관계에 또하나의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신중한 입장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사드 배치 철회도 가능한 파괴력 있는 이슈가 터져나올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국방부의 ‘사드 보고 은폐’ 의혹을 연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은 ‘조직적 은폐’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방부 내 김관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라인을 지목했다. 일명 ‘독사파(독일 육군사관학교 연수 인사)’ 모임이다.

홍익표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2일 한 라디오에서 “일부 몇몇 확인된 분들이 있다”면서 “김 전 실장이 지시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를 주도한 사람들은 대게 김 전 실장과 다 연관있는 분들”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그러나 사드 보고 은폐 논란이 국회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 사드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1일 ‘국회 사드 청문회’를 요구했지만, 원내 지도부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조사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야권과의 협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줄줄이 예정된 공직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물론 일자리 추경과 개혁 법안까지 야권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 가장 민감한 사드까지 국회로 가져올 경우 6월 임시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제1 야당인 한국당은 청와대의 사드 조사에 맞불 성격으로 당내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중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안보 정책 능력을 공격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어느 쪽이 진실인지 모르지만 국민에게 혼란을 가져왔으니 우리 당에서 국방부를 방문하든 청와대 안보실을 방문하든 규명은 있어야 한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지 20일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사드 배치를 보고했느냐, 안 했느냐를 얘기하는 것 자체가 안보 무능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은 청와대의 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드 배치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국회 사드 청문회는 물론 나아가 사드 배치 철회도 감내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당내 진상규명위의 조사는 일종의 물타기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민주당이든 한국당이든 청와대의 ‘사드 보고 은폐’ 의혹 조사가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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