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 환급을 둘러싼 정부와 농민단체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쌀값 폭락으로 공공비축미나 시장 격리곡을 매입하며 지급한 우선지급금의 과다지급분을 환급할 것을 통보했지만, 농민단체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환급 고지서 발송 이후 보름여가 지난 13일까지 환급된 공공비축미 우선지급금은 농가당 8만5000원, 총 197억원 중 28억7000만원에 달한다. 환급률은 15%에도 못 미친다. 대상 농민 총 22만명 중 3만6923명(16.7%)만이 우선지급금을 반납한 것이다.
농식품부는 농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고려해 애초 우선지급금 환급 시한을 두지 않고 고지서를 발송했다. 환급 시한을 못 박으면 시한 초과에 따른 가산금이 붙기 때문에 농민들의 반발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였다.
정부가 공공비축미를 쌀 농가에서 매입할 때 적용하는 가격은 수확기인 10~12월 평균 가격인데, 정확한 매입가격은 12월 말이 돼야 확정되기 때문에, 쌀 매입금을 미리 지급한 이후 최종 매입가가 확정되면 정산 절차를 거쳐 돈을 추가 지급하거나 일부 환급받는다.
지난해 우선지급금은 8월 1등급 40㎏ 포대 기준으로 산지 쌀값의 93% 수준인 4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하지만 쌀값이 폭락하면서 실제 매입가격은 4만4140원으로 확정됐다. 포대당 860원의 차액이 발생해 농민들이 이 차액을 환급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하지만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에서 쌀값 폭락으로 인해 농민 소득이 줄어든 것도 타격인데 이미 지급한 돈을 돌려달라고 하는 것은 정부 정책 실패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반발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고지서 소각투쟁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전농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실패로 야기된 쌀값 폭락의 책임을 농민들에게 전가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우선지급금 환급 거부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우선지급금은 정산을 전제로 한 가지급금이며, 농가는 매입계약서 서명을 통해 반납금이 생길 경우 환급하기로 이미 서명한 상태”라며 “환급을 거부한다면 우선지급 시스템의 지속적 운용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환급 거부 농가에 대한 벌금 부과 등의 강경 대응보다는 설득을 통해 환급률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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