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사업 수익성 악화에 중국發 ‘사드 한파’까지 주력인 피아노 사업 매출도 中 의존도 높아 불안 에너지 사업 추가 확장 승부수 통할지 귀추 주목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종합 악기회사인 삼익악기가 다시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공항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지 단 1년 만(지난해 1월 운영시작)이다.
당시 삼익악기는 중국인 관광객 유입 증가 등 여행업 호황을 등에 업고 면세사업부문의 실적이 급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관련 시장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면세사업부문의 수익성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회사 전체의 영업이익마저 4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사업다각화가 득이 아닌 독(毒)으로 돌아온 셈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ㆍ한류 금지령) 조치 강화로 올해 큰 폭의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전망된다는 점이다. 삼익악기의 실적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익악기는 지난해 매출액 2122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1607억원)보다 3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기간(148억원)보다 24%나 쪼그라들었다.
삼익악기가 악기시장 성장둔화로 허덕이던 2012년에도 12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위험한 수치다.
삼익악기는 이에 대해 “공항면세점 진출로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면세사업부문의 영업적자로 수익율이 감소했다”다고 설명했다. 의욕적으로 투자한 신(新)사업이 외려 제 살을 깎아 먹은 격이다.
삼익악기는 2015년 7월 전(前) 신라면세점 터인 인천국제공항 D-F 11구역을 낙찰받았다. D-F 11구역은 5년간 임대료만 수천억 원에 달하는 곳으로, 상당한 규모의 투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처럼 막대한 금액이 투자된 면세사업부문이 사실상 ‘매몰비용’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강화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한한령 및 한국 여행 금지령이 대표적인 예다.
실제 당국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취한 이후 11만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했다. 향후 중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폭이 더 커지면 면세점도 큰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이미 서울 고궁의 일평균 중국인 관람객 숫자가 36.5%(2월→3월) 줄고, 의료관광 시장도 휘청이는 등 추가 징후는 뚜렷하다.
삼익악기의 주력인 피아노 사업 매출 중 30%~40%가량(제품ㆍ상품 매출 1500억여원 중 500억~600억여원)이 중국에서 발생한다는 것도 이중 악재다. 본업과 부업이 동시에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삼익악기는 최근 발전기업 수완에너지의 지분 70%를 280억원에 취득, 에너지 사업에 뛰어드는 등 추가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모습이다(이달 말 임원선임 예정). ‘플랜B’를 넘어선 ‘플랜C’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던 시기가 이미 끝난데다, 중국의 몽니로 삼익악기의 사업이 어려워 보인다”며 “에너지 사업 역시 전문성이 중요한 만큼 고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