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치킨값 인상을 놓고 정부와 치킨업계가 부딪히고 있다. 이른바 ‘치킨게임’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치킨게임이란 갈등하는 두 집단 중 한 쪽이 포기하면 한 쪽만 손해를 보지만, 양쪽 모두 포기하지 않으면 최악의 결과가 벌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

조류독감 등의 확산으로 닭과 오리 등 3000만마리 이상이 살처분돼 정부의 미숙한 대응 등이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지난 14일 치킨값 규제를 공식화하면서 업계 선두주자인 BBQ가 반발하는 양상이다.

BBQ는 오는 20일부터 치킨값을 평균 10% 올릴 예정이다.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은 1마리에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인상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대해 지난 12일 “국세청 세무조사와 공정거래위원회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를 의뢰하겠다”며 공개 경고를 한 뒤 13일 닭고기 가격과 치킨 가격의 상관관계 자료를 배포했다.

치킨은 닭 산지가격과 관계없이 일정 가격으로 공급된다는 것. 이에 따라 치킨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는데도 인상을 강행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하겠다며 재차 압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BBQ는 물러서지 않았다.

BBQ는 15일 농식품부 주최로 열리는 외식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BBQ 측은 “2009년 이후 가격 인상이 한 차례도 없었다”며 “8년 사이에 닭고기값뿐 아니라 인건비, 임차료, 배달비용 등이 상승해 가격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류독감으로 가금류가 대규모 살처분되는 과정에서 미숙한 대응으로 비난을 샀던 정부가 책임 회피를 위해 치킨값을 강력 규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조류독감 조기 차단 실패로 닭이 대규모 살처분 되면서 닭고기값이 상승되는 악순환의 책임이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BBQ는 정부가 치킨값에서 닭고기값의 비중이 10% 전후라고 했지만 20%가 넘는다는 해명도 했다. 정부와 업계의 닭고기값 기준이 다르다는 것.

농식품부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장기로 계약한 생계가격이 산지 기준으로 ㎏당 1600원이라며 10%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치킨업계는 치킨은 ㎏단위로 판매되는 게 아니라 1마리씩 판매되고 최종 소비자가격 기준도 한 마리가 기준이라며 항변한다. ㎏당 1600원이 아닌 생계 한 마리당 가격인 2560원을 적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운송비 등이 더해져 프랜차이즈가 매입하는 닭고기값은 3490원이다. 이렇게 따지면 치킨가격에서 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전후가 된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측은 ‘닭값이 폭락했을 때 치킨값을 왜 안 내리냐’는 비판에 치킨업계가 닭고기 원가 비중이 작다고 반박했다며 지금의 주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한다.

BBQ는 또 가격 인상 혜택이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소비자가격을 올려 가맹점주 경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가격 인상으로 소비가 줄어 결국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