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전속고발권 폐지 주장…퀄컴은 해외언론 동원 압박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안팎에서 닥쳐오는 파고에 맞서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조기대선 국면에서 대선주자들을 중심으로 국회발로 불어닥친 ‘전속고발권’ 폐지 주장과 함께 공정위가 특허권 남용으로 사상 최고액인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맞은 퀄컴이 불복소송으로 반격에 나선 때문이다. 공정위 입장은 ‘원칙대로 임한다’는 것이다. 특히 퀄컴의 움직임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치권의 전속고발권 폐지 주장과 함께, 퀄컴의 특허권 남용 불복 소송 등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정재찬 공정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공정거래위원회가 정치권의 전속고발권 폐지 주장과 함께, 퀄컴의 특허권 남용 불복 소송 등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사진은 정재찬 공정위원장. [사진=헤럴드경제DB]

우선 공정위는 전속고발권 폐지 바람을 잠재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에서도 전속고발권 폐지에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며, 공정위는 이에 대한 방어책 마련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지난 15일 국회 정무위에 출석해 “의무고발요청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검찰, 감사원, 중기청, 조달청 이외 기관에도 고발 요청을 가능케 해 전면폐지를 막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법원을 통한 불공정거래행위 금지청구권’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 같은 무마책을 통해 오는 24일 국회 정무위에서 논의될 전속고발권 폐지에 방어막을 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전속고발권 폐지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금지청구권도 방안 중의 하나로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퀄컴이 해외 언론까지 동원해가며 공정위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 연말 특허권 남용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은 퀄컴은 21일 서울 고등법원에 공정위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의 불복 방침은 이미 예정된 것이었지만, 그 시기가 미묘하다.

일부에선 퀄컴의 특허권 남용 결정으로 특허료를 절감할 수 있게된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사이 소송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돈 로젠버그 퀄컴 수석부사장이 최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퀄컴 조사를 감독한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과 삼성 간 커넥션 의혹에 대한 특검 수사를 우려한다”며 “공정위의 결정은 불공정한 절차의 결과”라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퀄컴은 칩셋에 대한 독점적 우월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때문에 유럽과 미국 중국 등 반독점 당국에서 조사를 진행중이거나 이미 과징금을 내린 경우도 많다”며 “최순실 사태가 엉뚱하게 퀄컴에겐 기회가 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퀄컴의 움직임에 공정위 측은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퀄컴의 불복은 예상된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과징금 처분을 받은 사실은 달라질 게 없다”며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