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탈퇴로 4대 그룹 모두 이탈 - 총회 코앞인데 차기회장 선임 난항 - 손경식 회장 고사하면 해체 가능성↑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삼성과 LG, SK에 이어 지난 21일 현대차그룹까지….
4대그룹이 모두 떠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운명이 백척간두다. 전경련 입장에서는 장기로 치면 ‘차포마상’을 다 뗀 꼴이됐다.
4대그룹 소속 회원사는 64개로, 전체 회원사의 10%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내는 회비는 전체의 77%에 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4대그룹이 차지하는 위상과 무게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탈퇴는 전경련에게 너무나 뼈아프다.
이에 오는 24일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추대하지 못할 경우 전경련은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그룹이 전경련 탈퇴를 전격 발표하자 전경련의 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총수가 미리 탈퇴 의사를 밝혔던 삼성, SK 등과 달리 현대차는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던 터라 전경련이 받을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전경련 관계자 역시 “현대차의 탈퇴는 솔직히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정몽구 회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전경련 해체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현대차는 이후 전경련 회비 납부 및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입장만을 내놓고 관망하는 자세를 취해왔다. 하지만 전경련을 향한 여론이 회복되지 않고 삼성과 SK 등 기업들의 탈퇴가 이어지자 전격 탈퇴로 기울었다는 해석이다.
4대 그룹이 모두 이탈하면서 전경련은 급속도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단 네 곳의 그룹이라고 해도 전경련 회원사 수로 따지면 60여개가 넘는 기업이 탈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15개), 현대차그룹(11개), SK그룹(20개), LG그룹(18개) 등 탈퇴원을 제출한 이들 그룹 계열사는 총 64개에 달한다. 총 600여개 회원사 중 10% 이상이 빠져나가는 것이다.
금전적으로는 70% 이상이 줄어든다. 4대 그룹 64개 계열사들이 내던 연간 회비는 전경련 전체 연간 회비의 70~80%에 육박했다. 지난 2015년 기준 전경련 전체 연간회비 492억원 중 77%에 달하는 378억원을 4대 그룹이 부담했다.
해체를 면한다 하더라도 회원사 수와 들어오는 돈이 크게 줄어든 만큼 전경련 조직이 대폭 축소되는 건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전경련의 운명은 22~24일까지 사흘 사이에 갈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24일 정기총회에 앞서 회장단 만장일치로 차기 회장 선임을 마치고 발표해야하기 때문이다. 정기총회 당일 행사는 미리 내정된 회장을 추대하는 절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경련은 ’정경유착의 온상‘이란 비판 여론 속에 허창수 회장 후임 찾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마지막 카드‘로 떠오른 손경식 CJ 회장도 전경련 회장직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 측은 “손 회장에게 공식 제의나 문의가 없었다”며 “손 회장은 설령 제의가 온다고 해도 맡을 의사가 전혀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손 회장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손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씨의 처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외삼촌으로, 지난 2005년부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8년 가까이 지내기도 했다.
손 회장이 끝내 고사할 경우 전경련 정관에 따라 회장단 중 가장 연장자인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이 임시 회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경우 쇄신 작업과 향후 회장단 구성에 어려움을 겪어 해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강제 해체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정치권과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담당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에 전경련 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구해왔다. ‘법인이 목적 이외 사업을 하거나 설립허가의 조건에 위반하거나 기타 공익을 해하는 행위를 한 때 주무관청은 그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민법 38조를 근거로 해서다. 하지만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헌법상 결사의 자유 보장 침해 우려를 이유로 전경련 스스로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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