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만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재소환돼 15시간 넘게 고강도 조사를 받고 14일 새벽 특검 사무실을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곧바로 삼성 서초사옥으로 이동해 심야회의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오전 9시 30분께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모든 진실을 특검에서 성실히, 성심껏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던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1시께 특검 사무실을 빠져나올 때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대기 중이던 검은색 승용차를 타고 서초사옥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이 재조사를 받는 동안 특검 사무실에서 3∼4㎞ 떨어진 곳에 있는 삼성 서초사옥에는 미래전략실 임직원 200여 명이 초긴장 상태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부회장은 서초사옥에 도착하자마자 최지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을 비롯해 미전실 산하 7개 팀 팀장을 소집, 1시간가량 특검 수사 등과 관련된 대책을 논의하고 경영 현안을 점검한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특검이 이 부회장을 포함, 이번 최순실 사건에 연루된 고위 간부 3~4 명에 대해 무더기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뇌물공여 혐의를 벗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은 특검이 지난달 19일 법원에서 이 부회장의 영장이 기각된 이후 광범위한 보강 조사를 벌여왔다는 점에서 1차 영장 청구 때보다 한층 더 긴장하고 있다.
특검은 앞서 지난달 16일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시 적시한 430억대 뇌물공여 혐의 외에 추가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ㆍ제일모직 합병 이후 신규 순환출자 해소 문제와 관련해 삼성 측에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과 삼성이 최씨 측에 마필 구매를 우회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 등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재소환 조사에서 이 부분과 관련해서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같은 날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부문 사장, 협회 부회장인 황성수 전무도 함께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포함해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 장충기 차장(사장) 등 그룹 수뇌부의 신병 처리 여부를 이르면 15일께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청와대의 강요로 최 씨 모녀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나, 최순실 씨의 독일 비덱스포츠가 작년 9∼10월 스웨덴 명마 ‘블라디미르’ 구매과정에는 전혀 개입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따른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특혜도 받은 적이 없고, 양사 합병은 순환출자가 단순화되는 것이므로 공정거래법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은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삼성과 관련한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으나, 사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권도경ㆍ홍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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