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동 축산시장을 가보니… 가게 절반 이상이 일찍 문 닫아 “한우값 1kg당 2000원 상승해” “장사 안되는데 더 파리만 날려”

“어쩌긴요. 완전히 반토막 났어요.”

12일 오후 6시께 찾은 마장동 축산시장은 그야말로 한산했다. 문을 연 가게는 20여곳 남짓, 손님은 매우 적었다. 마장동 축산시장은 일찍 문을 여는 아침형 시장이지만 주말에는 최고급 한우를 먹으러 많이 오후 늦게도 찾아온다. 하지만 구제역 여파로, 이날 시장은 썰렁했다.

시장의 D축산 주인은 “원래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려고 했지만, 오늘은 일찍 닫을까 한다”며 “단골손님이 와서 그나마 지금까지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가게 종업원 A 씨도 “지난해부터 장사가 안됐지만, 근래 2~3주간은 더욱 파리만 날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문을 닫아 한적한 마장동 축산시장의 모습.
문을 닫아 한적한 마장동 축산시장의 모습.

기자가 유심히 들여다보니 단골 손님이 사간 것은 ‘삼겹살’이었다. 마장동 축산시장의 명물인 ‘투플러스(1++) 등급’ 소고기가 아니었다. “구제역 여파로 한우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인 게지”라고 누군가 옆에서 설명했다.

폭등 소고기값, 하루만에 2000원 상승=13일 관련업계와 축산물유통종합정보센터 유통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1일 7만6236원에 판매되던 한우 등심 1등급(1kg) 소비자가격은 10일 7만8294원으로, 월초와 비교했을 때 2058원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돼지고기 삼겹살(1kg) 소비자가격은 1만9718원에서 1만7842원으로 1876원 떨어졌다. 날마다 조금씩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고 있지만 월초와 비교했을 때 소고기는 가격이 오르고 돼지고기는 떨어지는 모양새다. 마찬가지로 구제역 여파는 돼지고기보다는 소고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축산시장에서는 한우 투플러스 등심 100g은 9000원, 다양한 부속고기가 포함된 한우 모듬메뉴는 100g당 1만1000원에 거래됐다. 반면에 삼겹살은 100g당 2000원에 거래됐다. 한우는 가격이 올랐고 돼지고기 삼겹살은 가격이 평년 수준을 그대였다.

소고기 등심 아닌 삼겹살 사는 이 많아=‘서울 최고의 한우 시장’이라는 마장동 축산시장이지만, 소고기보다 삼겹살을 사는 사람이 많았다. 축산시장 내 양념집(일정 금액을 내면 자리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7테이블의 손님 중 소고기를 들고 온 손님은 2테이블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삼겹살과 항정살 등 돼지 부속 고기를 먹었다. 이런 모습에 이 식당 종업원은 “요새는 삼겹살을 먹는 사람이 더욱 많다”고 했다. 시장에서 만난 상인 B 씨는 “매일 이대로 가다가는 곧 망할 것 같다”며 “일요일 뿐만 아니라, 장사가 잘 돼야하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저녁에도 사람이 없다”며 혀끝을 찼다.

확산되는 구제역, 축산시장은 위기=구제역 발생 5일 만에 도살 처분된 소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1000 마리를 넘어섰다. 위기경보 격상으로 전국의 86개 가축시장도 오는 18일까지 전면 폐쇄된다. 전문가들은 “백신에 대한 접종이 이뤄지고, 정부의 조치가 이뤄진만큼 오는 1주일이 구제역 확산 여부를 지켜보는 고비가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성우 기자/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