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법원에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의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특검팀은 최순실(61) 씨 딸 정유라(21) 씨에게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과정에서 특혜를 주도록 총괄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최 전 총장의 구속영장을 11일 오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검은 지난달 22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최 전 총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영장을 기각하면서 “입학전형과 학사관리에서 피의자의 위법한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에 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 씨의 입학 및 학사 특혜 과정에서 최 전 총장이 가담한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다.

결국 정 씨의 이대 입시·학사 비리에 최 전 총장이 공모했다는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최 전 총장의 구속 여부를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의 총괄 아래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정 씨의 입학 및 학사 특혜를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또 남궁곤(56) 전 입학처장과 류철균(51) 전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 등 이대 관계자들이 김 전 학장의 지시를 받고 특혜 과정에 가담했다고 파악했다.

남궁 전 처장은 지난 2014년 정 씨의 이화여대 면접 당시 ‘수험생 중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전 교수는 정 씨의 과제물을 대리 작성해 제출한 혐의를, 이인성(54)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정 씨에게 부당하게 성적 특혜를 준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최 전 총장이 지난해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김 전 학장과 ‘말맞추기’를 했다고 보고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최 전 총장은 국회 청문회에서 ‘최 씨를 두 차례 만난 것이 전부’라고 말했지만,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 씨 재판에서 증인 김성현(44) 미르재단 사무부총장은 “최 씨, 차은택 씨와 함께 최 전 총장을 63빌딩 중식당 등에서 총 세 번 만났다”고 진술했다.

법조계에서는 최 전 총장의 구속영장 재청구를 끝으로 특검의 이대 입시 학사 비리 수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은 이미 정 씨의 입시·학사 비리에 연루된 이대 관계자 4명을 구속해 재판에 넘긴 상태다. 덴마크에 구금된 정 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본인 조사 없이도 충분히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고 특검은 밝혔다.

최 전 총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진행된다. 구속 여부는 14일 늦은 밤이나 15일 새벽께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