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F-35 가격 인하’ 압력에 제조사 록히드마틴 측이 7000억원을 낮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4년간 매년 10대씩 F-35 40대를 수입할 예정인 한국 공군의 F-35 가격이 얼마나 낮아질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진다.
미군에 적용된 할인율을 산술적으로 감안할 때, 우리 공군 할인액수는 약 195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군의 F-35 프로그램 비용을 6억달러(약 7000억원) 낮추기로 했다며 록히드마틴과의 협상 결과를 발표했다.
7000억원은 미국 국민 개개인의 입장에서 상당한 액수이긴 하다. 그러나 미군 F-35 프로그램 총예산인 4000억달러(약 467조)를 감안할 때 그다지 큰 비중은 아니다. 0.15%에 불과하다.
미군의 F-35 보급계획에 따르면, 미군은 향후 약 4000억달러(약 467조)를 들여 2443대의 F-35 및 관련 시설을 전력화할 계획이다. F-35 2443대는 미공군용 F-35A 1763대, 미해병대용 F-35B와 미해군용 F-35C 680대로 구성된다.
애초 미군 F-35 프로그램 비용으로 약 2330억달러(약 270조)가 책정됐던 것에 비하면 2배 가량 예산이 늘어난 셈이다. 약 200조원의 예산이 늘어났지만 트럼프는 이번에 결과적으로 7000억원밖에 못 깎은 것이다.
한국은 약 7조3000억원을 들여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공군용 F-35를 매년 10대씩 총 40대 수입할 예정이다.
산술적으로 7조3000억원의 0.15%는 195억원에 불과하다.
미국의 F-35 ‘할인율’을 감안할 때 한국이 트럼프 효과로 아낄 수 있는 액수(총 195억원 전후) 역시 미미한 셈이다.
예상보다 트럼프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과연 F-35 가격인하에 트럼프 효과가 있었느냐는 의문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가격인하는 겉으로 비춰진 것처럼 트럼프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F-35가 초기 개발단계에서 양산단계로 이행되면 가격은 당연히 낮아진다는 게 상식”이라며 “가격인하가 트럼프의 압력 때문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F-35의 수출 물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출 물량이 늘어날 경우 가격은 더욱 낮아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 군 당국 역시 미군의 F-35 가격인하 소식과 관련해 무덤덤한 반응을 내비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알려진 미국 F-35 가격인하가 당장 우리 공군 F-35 가격인하에 직결되는 사항인지는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며 “시간이 갈수록 F-35 가격 단가가 낮아질 거라는 것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8년부터 매년 국내로 수입되는 F-35 가격은 해당연도 미국 F-35 가격이 얼마인지에 영향을 받는다”며 “F-35가 국내로 넘어오는 시기마다 F-35의 수입가격이 달라질 것이고, 그때 가서야 가격이 얼마나 인하될 것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3년 기준 F-35의 1대당 단가는 1억1200만달러(약 1300억원)이었지만, 2016년 기준 1대당 단가는 9600만달러(약 1120억원)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