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4일 충남 논산의 육군훈련소를 방문해 건빵을 맛보더니 “건빵 맛 여전하네”라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군 면제자인 황 권한대행이 군용 건빵 맛을 알 리가 없을텐데 ‘건빵 맛 여전하다’는 표현이 과연 솔직한 표현이냐는 것이 다수 국민들의 의문이다.

황 권한대행은 1980년 일종의 두드러기로 알려진 ‘만성담마진’이라는 피부병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그는 1977년부터 1979년까지 3년간 징병검사를 연기하다 1980년 군면제 판정을 받았고, 다음해인 1981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건빵 맛 여전하다”는 황교안이 어색한 이유

황 권한대행은 지난 2013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진료기록 등의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그가 과연 어느 정도의 상태였는지는 끝내 확인되지 못했다.

당시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던 서영교 의원(무소속, 서울 중랑갑)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징병검사를 받은 365만명 중 황 권한대행과 같은 만성담마진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은 4명에 불과했다.

365만명 중 4명. 황 권한대행은 ‘0.0001%의 사나이’였던 셈이다.

그가 군용 건빵 맛에 대해 “여전” 운운하는 것이 어불성설인 이유다.

혹시 만에 하나 군 면제자인 그가 군용 건빵을 우연히 맛봤다고 해도 “건빵 맛 여전하네”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황 권한대행이 군복무를 했을 당시의 군용 건빵과 현재의 군용 건빵은 재료나 맛 등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군에 건빵을 납품하고 있는 아미푸드(http://armyfood.co.kr) 홈페이지에 따르면, 우리 군의 군용건빵은 총 다섯 차례의 세대 변화를 겪었다.

1세대(옛날건빵 세대)는 군용 건빵 출현 이후 2001년까지, 2세대(밀건빵세대)는 2002년~2009년, 3세대(쌀건빵세대)는 2010년~2013년, 4세대(우리쌀우리밀건빵세대) 2014~2015년, 5세대(우리쌀건빵) 2015년~현재까지로 분류된다.

1세대는 수입밀가루와 설탕 등이 주원료였다. 2세대는 수입밀가루 53.87%와 수입산 팽화미 13.47% 등이 주원료였고, 3세대는 정부의 쌀소비량촉진정책에 따라 국내산 백미 30%, 수입산 밀가루 31.45%가 주원료로 쓰였다.

4세대는 3세대보다 제품 질을 고급화해 쌀은 국내산으로 유지하고 밀가루 역시 수입밀이 아닌 국산밀로 변경했다.

5세대는 국방규격 변경에 따라 쌀은 국내산, 밀가루는 1등급 수입밀을 쓰게 된다.

군용 건빵의 재료가 고급화되고 식감도 개선됨에 따라 옛날건빵과 오늘날 군용 건빵의 맛은 천양지차라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황 권한대행이 건빵을 먹었다면 1세대인 옛날건빵을 먹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20대 시절 만에 하나 맛봤을지도 모르는 1세대 건빵과 지난 24일 육군훈련소에서 맛 본 건빵은 질적으로 전혀 다른 건빵이다.

이 때문에 오늘날 군에 보급되는 건빵을 우연히 맛 본 예비역들은 대부분 ‘건빵이 옛날에 비해 정말 많이 달라졌다, 훨씬 맛있어졌다’고 반응한다.

결국 황 권한대행의 “건빵 맛 여전하네”라는 반응은 그가 군 면제자라는 걸 더욱 뚜렷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