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월 外人 국내 채권투자 156억 유출…2015년 3배 넘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달러 곳간’인 외환보유액의 증가세가 4년째 둔화하고 있다. 경상수지는 57개월째 흑자를 지속 중이지만 그 규모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늘어나면서다. 외환위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외환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3711억달러로 11월 말(3719억9000만달러)보다 8억8000만달러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26억달러), 11월(-31억8000만달러)에 이어 석달 연속 미끄럼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31억4000만달러 늘어나는 데 그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은 2008년 610억달러 감소한 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이어오고는 있으나 2012년부터 4년 간(206억달러→195억달러→171억달러→44억달러→31억4000만달러) 그 폭이 둔화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대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외환보유고가 위축되면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 중국도 최근 외환보유고가 급감하면서 세계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달러를 계속 잘 벌어온다면 외환보유고 문제는 잠식시킬 수 있다. 문제는 달러를 벌어들이는 경상수지의 내용 악화다.
지난해 11월 경상수지 흑자는 89억9000만달러로 2012년 3월 이후 57개월 연속 흑자를 지속했다. 하지만 흑자폭은 전년동월(98억4000만달러) 대비 8.64%나 축소됐다. 1∼11월 누적 경상수지(909억1000만달러)도 2015년 같은기간(978억4000만달러)보다 7.08% 감소했다. 상품 수출이 464억6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7% 늘어나며 2014년 6월(+2.2%) 이후 29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그런데 수입은 359억4000만달러로 10.6% 더 많이 늘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경제기관 연구원은 “수출입이 동반 감소하다가 증가로 돌아선 것은 주로 원유 가격 상승에 의한 것으로 이 경우 수입이 더 큰폭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 “유가 상승세 지속에 따른 흑자폭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11월의 원유 도입단가는 2015년 배럴당 46.1달러에서 지난해 48.1달러로 올랐다. 원유 도입단가가 전년동월 대비 상승한 것은 2014년 7월(5.4%) 이후 처음이다.
또다른 문제는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 가능성이다. 지난 11월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는 27억1000만 달러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2015년 1∼11월 44억2000만달러 감소했는데, 작년의 경우 같은 기간은 3배 이상 많은 156억달러가 빠져나갔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으로 위험관리 차원에서 채권투자를 줄인 것 같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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