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의료계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현지조사를 통보받은 비뇨기과 원장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계기로 건보공단의 현지조사가 강압적 방문확인과 무리한 자료제출을 요구한다며 이 제도의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4일 대한의사협회와 비뇨기과의사회에 따르면 강원도 강릉에서 지난달 29일 비뇨기과 원장 A 씨는 건보공단으로부터 현지조사를 통보받은 후 자살했다. 건보공단이 2차례 자료요청을 하면서 검찰고발 및 1년 업무정지 등 현지조사에 불응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처벌에 관한 조항을 강조해 A 씨를 압박했다는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의료계는 건보공단의 조사권이 보건복지부 실사와 겹치는 부분이 있으므로 이를 통합하거나, 아예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가 재정논리의 틀 속에서 의료행위를 제한하고 규제하는 수많은 심사 및 급여기준을 만들고 의사들의 일방적 희생만을 강요하는 억압적 정책에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현실적이고 모호한 심사 및 급여기준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의 재발방지를 위해 급여기준 설정의 틀을 의료계와 논의하고 혁신하는데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7월 경기도 안산에서도 비슷한 자살 사건이 벌어져 현지조사의 강압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을 대표하는 대한의원협회가 사건 발생 후 회원 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는 현지조사를 통보받은 의사가 겪는 심리적 불안감이 드러났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심리적 압박이나 공포감을 느꼈다는 응답자가 77%(40명)에 달했으며 ▷실사 자체에 대한 압박 ▷사전 통보 없이 갑자기 들이닥쳐 조사하는 점 ▷범죄자 취급하고 무시하며 조사를 진행하는 점 ▷강압적 조사 ▷과도한 자료제출 요청 등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dewk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