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6년 식음료업계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올해 식음료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각종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활발히 이뤄졌다. 1인가구의 증가로 혼밥, 혼술 등 혼족 트렌드가 이어졌고, 이와 맞물려 가정간편식(HMR) 제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제과업계는 다양한 두께의 감자칩을 선보이면서 두께 전쟁에 나서는 한편 바나나, 녹차, 말차 등 다양한 맛을 담은 이색 제품들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장수제품들의 리뉴얼과 가격은 그대로 용량만 늘린 착한 제품들도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프리미엄 라면 열풍은 부대찌개, 김치찌개 등 한식 라면으로 이어져 라면업계에 활력이 됐다.

2016년은 샘표, 오뚜기, 대상 등 1세대 거목들이 잇따라 생을 마감한 해로, 연말에는 라면, 콜라, 계란, 빵, 맥주 등 주요 생활필수품 가격이 줄줄이 인상돼 서민 경제에 주름을 안겼다. 키워드로 본 2016년 식음료업계를 짚어본다.

▶가격 인상=지난해 말 하이트진로의 소주 가격이 5.5% 인상된 뒤, 올들어 과자, 맥주, 콜라, 빵, 라면, 계란, 맥주 가격이 줄줄이 인상됐다. 롯데제과가 올 3월 비스킷 가격을 8.4% 인상한데 이어 11월에는 오비맥주가 맥주값을 6.0%, 한국코카콜라는 콜라 가격을 5.0% 올렸다. 특히 가격 인상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라면 가격이 5년 만에 5.5% 전격 인상됐다. 농심은 지난 20일부터 전체 28종 라면 중 18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신라면 가격은 830원으로 50원 올랐다. 12월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10% 이상 폭등하고 있다. 이어 하이트맥주는 4년6개월 만에 맥주 출고가격을 평균 6.33% 인상하면서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연말에 대거 이뤄진 식음료 가격 인상은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정부 당국의 감시가 느슨해지자 기습 인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식품업체를 비롯해, 유통업체와 화장품업체 간 콜라보레이션이 대거 이뤄지면서 이색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동원은 팔도와 함께 ‘동원참치 라면’을 만들어 세븐일레븐 자체브랜드(PB) 제품으로 출시했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해마와 조개모양으로 유명한 길리안과 손잡고 선보인 길리안 초콜릿 밀크를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참치라면, 홍삼김밥, 요구르트 젤리 등 식품업체 간 콜라보레이션 뿐만 아니라 바나나맛우유 화장품과 같은 업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협업 제품이 등장해 호응을 얻었다. 또 이마트는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해 ‘엑소짜장’, ‘소녀시대 팝콘’ 등도 출시했다. 빙그레와 올리브영이 협업해 만든 바나나맛우유 화장품도 인기를 끌었다.

▶1세대 창업주 별세=올해는 식품업계의 1세대 거목들이 잇달아 무대에서 퇴장했다. 올 4월 임대홍(96) 대상그룹 창업주가 별세한데 이어 샘표 2세 박승복(95) 회장과 오뚜기 창업주 함태호(86) 회장 등이 잇달아 생을 달리했다.

한국 간장의 역사를 써내려간 박승복 샘표 회장은 올 9월 노환으로 작고했다. 그는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는 바람으로 1987년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을 지었다. 같은 달 별세한 함태호 오뚜기 회장은 카레와 캐첩을 대중화시킨 인물이다. 함 회장은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양질의 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1969년 오뚜기식품공업을 설립했고, 같은 해 5월 창립 제품인 카레를 국내에 처음 대중화시켰다. 앞서 국민조미료 ‘미원’을 만들어낸 대상 창업주 임대홍 회장은 일본에서 글루탐산 제조 방법을 습득하고 돌아와 1956년 동아화성공업을 설립하고 미원을 만들어냈으며, 대상을 키워냈다.

▶혼밥ㆍHMR=1인 가구 증가로 산업 전반에 걸쳐 혼족이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죽, 두부, 컵밥 등 혼밥족을 위한 다양한 외식메뉴가 등장했고, 1~2인분 소용량 제품들도 대거 출시됐다. 편의점을 주축으로 다양한 도시락 제품이 출시돼 인기를 얻었다.

혼밥 트렌드, 간편 식문화 확대로 가정간편식(HMR)도 성장했다. 올해는 대형마트의 가정간편식 브랜드 확대와 편의점 채널의 도시락 성장세가 활발하게 나타났다. 또 냉동만두, 냉동밥 등 냉동제품 시장도 성장했다. 올 10월까지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지난해 동기대비 10% 이상 성장했으며, 특히 교자만두 시장은 70% 이상 커졌다.

▶플래그십 스토어= 올해는 식품업체들이 자사 브랜드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홍보수단이자 소비자들의 입맛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험무대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해태제과는 올 초 자사의 과자 브랜드 제품들의 홍보를 염두에 둔 카페 ‘해태로’를 오픈했다. 빙그레는 현대시티 아울렛 동대문점에 자사의 주력상품 ‘바나나맛 우유’의 플래그십 스토어 ‘옐로우 카페’(Yellow Cafe)를 3월 오픈했다. 또 롯데푸드는 롯데백화점 평촌점에 플래그십 스토어 ‘파스퇴르 밀크바(MILK BAR)’를 10월 오픈했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신규 고객 유입 및 자사 신제품의 시험무대로 성과를 거뒀다.

▶감자칩 두께 전쟁= ‘허니’ 열풍이 시들해 지자 스낵업체들이 다양한 두께의 감자칩을 잇따라 선보였다. 감자칩 시장은 과자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하는데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가 있기때문이다. 농심은 기존 수미칩(2mm)보다 얇은 감자군것질(1.4mm)을 8월에 출시했으며, 오리온은 포카칩(1.3mm)보다 3배 가량 두꺼운 3mm 두께 감자스낵 ‘무뚝뚝 감자칩’을 9월 출시했다. 또 해태제과는 1.8mm 두께의 ‘허니더블칩’을 선보였다.

▶장수제품 리뉴얼ㆍ이색맛=올해 제과시장에서는 바나나맛, 녹차맛, 말차맛, 와사비맛, 새우마요맛, 청포도맛, 오모리김치찌개맛 등 이색적인 맛을 지닌 제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기존 장수제품의 맛을 변형하거나 리뉴얼한 제품들도 인기를 얻었다. 기존 야쿠르트를 뒤집어 놓은 패키지로 4월 출시된 ‘얼려먹는 야쿠르트’는 강화된 유산균와 함께 보는 재미를 가미해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이 3600만개에 달한다. 팔도 ‘도시락’은 올해 출시 30년을 맞아 최초 제품 포장을 재현한 복고 디자인 한정판 100만개를 내놓자 모두 팔렸다. 한정판에 대한 반응이 좋아 기존 제품 디자인도 30년 전 디자인으로 바꿨고, 올해 도시락 판매는 지난해 보다 128%나 급증했다. 또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는 화장품과 키링, 카페 등으로 재탄생하면서 출시 42년 만에 올해 화려한 변신에 성공하면서, 매출 효자 상품으로 더욱 부각됐다.

▶한식 라면=지난해 짜왕, 진짬뽕을 대표격으로 활짝 열린 프리미엄 라면 시장이 올해는 부대찌개면, 김치찌개면, 육개장 칼국수 등 한식 프리미엄 라면으로 이어지면서, 라면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농심의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출시 4개월 만에 매출 300억원을 돌파했고, ‘보글보글부대찌개컵면’으로 제품군이 확대됐다.

▶착한 제품=경기침체로 가성비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가격은 그대로 용량을 늘린 제품들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칠성사이다는 500ml 페트 가격을 유지한 채 용량을 600ml로 20% 늘려,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팔도가 올 3월 중량을 20% 늘려 선보였던 한정판 ‘팔도비빔면1.2’은 1000만개 한정을 출시했지만, 50일 만에 완판됐다. 기존 팔도비빔면 판매량도 28%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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