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은행, 경과 지켜본뒤 도입 결정
한국씨티은행이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계좌 유지 수수료를 도입하기로 해 향후 시중으로 확산될지 파장이 주목된다. 씨티은행은 해외에서 계좌 유지 수수료 수취가 일반적이고, 기존 고객과의 거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 설명하지만, 계좌 유지 비용을 경험해 보지 못한 국내 소비자들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를 둘러싼 반발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내년부터 계좌 잔액이 1000만원 미만인 신규 고객에 대해 계좌 유지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시행 시기는 내년 3월로 잠정 결정했으며 수수료 금액은 월 3000∼5000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적용 대상은 씨티은행 영업점에서 처음 계좌를 개설하는 신규 고객으로 한정했다. 씨티은행에 계좌가 없더라도 씨티카드 등 거래 내역이 있다면 기존 고객으로 분류돼 수수료가 면제된다.
씨티은행의 이번 결정은 수수료 인상분으로 우량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는 대신 수익 기여도가 낮은 고객에 대해서는 ‘디마케팅’에 나서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객과의 거래 관계를 심화하려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면서 “단순 거래의 경우에는 수수료가 들지 않는 디지털뱅킹으로 유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씨티은행의 계좌 유지 수수료 도입은 국내 은행 중 두 번째로 시도되는 것이다. 앞서 SC제일은행이 지난 2001년 소액예금에 대한 계좌 유지 수수료(2000원)를 도입했으나 고객 반발에 밀려 3년 만에 폐지했다.
따라서 다른 시중은행들은 씨티은행의 계좌 유지 수수료 추진 경과를 지켜본 뒤 도입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비이자 수익 개선을 위해 수수료 이익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계좌 유지ㆍ관리 서비스가 무료라는 인식이 큰 만큼 신중히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 은행들은 예대마진 하락에 대응해 계좌 유지 수수료 등 다양한 수수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예금 유형에 따라 계좌당 5∼25달러의 계좌 유지 수수료를 부과한다. 웰스파고 은행도 계좌 유지 수수료 명목으로 5∼15달러를 걷고 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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