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679곳 전소, 피해액 1000억원...
지난달 30일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재래시장 화재보험을 이슈로 끌어 올렸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를 보상 받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다. 그나마 가입된 단체보험도 보상금이 78억원에 불과해 실질적인 피해를 보상받기에는 역부족이다.
서문시장은 11년 전에도 한차례 화마가 덮쳤던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비싼 보험료 탓도 있지만 높은 손해율로 인해 보험 가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조사 결과를 보면 최근 5년간 전통시장 화재 건당 평균 피해액은 1336만원이었다.
이는 화재사고 건당 평균 피해액보다 약 1.7배 높은 수준이다. 전통시장은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조여서 한번 불이 나면 쉽게 옮겨 붙는데다 소방인력이 진입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해율을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보험사로서는 이들의 가입을 환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설사 가입이 가능하다고 해도 월소득 100만원 가량의 영세업자들이 감당하기에 보험료가 만만치 않다.
전국 재래시장 상인이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한 사례가 26.6%에 불과한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다. 때문에 오래전부터 전통시장에 대해 정책성 화재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안타깝게도 2년 전 정부와 보험업계가 전통시장을 위한 정책성 화재보험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가 흐지부지 됐다는 사실이 이번 사고를 계기로 알려졌다. 당시 논의된 보험상품은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재물손해 5000만원, 배상책임 1억원 한도에서 실손보상하는 내용으로 설계됐다.
보험료는 정부가 50%까지 지원해주고, 보험사들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 손해율 180%를 초과하는 보험금에 대해 정부가 지원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의 손해율 보전 기준 등에 대한 이견차 등 때문에 제도화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의 사각지대는 전통시장 뿐이 아니다.
사고가 한번 났다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오토바이 같은 이륜차가 대표적이다.
오토바이 역시 비싼 보험료와 높은 보험가입 문턱 때문에 보험 가입이 쉽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로 위를 달리는 오토바이 10대 중 6대가 책임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 사고가 나면 운전자 뿐만 아니라 피해자도 보상의 사각지대로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보장 범위가 책임보험보다 넓은 종합보험 대인배상 항목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12만3000여대로 전체의 5.7%에 그쳤다. 자기신체사고와 자기차량손해가입률은 각각 3.7%, 0.5%로 저조하다.
다행히 금융당국이 사고위험이 높은 오토바이에 대해 보험 가입 개선안을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보험사의 손해율도 보전하면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 제도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hanir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