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조기 대선이 예고되면서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이 6개월짜리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퇴진 또는 탄핵으로 내년 상반기 중 새 정부가 출범하면 전면적 정책 변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이번 달 마지막 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은 조기 대선이라는 변수를 감안, 새로운 정책보다는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정 조기 집행 등 경기 하락을 방어하는 기본에 충실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정부는 해마다 12월 말 연간 계획표인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ㆍ발표해왔다.

하지만 현재 준비 중인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은 박근혜정부와 운명을 함께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탄핵 정국이 정치권의 시나리오대로 진행되고 내년 상반기 중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판 자체가 바뀔 것은 분명하다.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준비하고 있는 유일호 경제팀에 힘이 실릴 수 없는 이유다. 탄핵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금이라도 걷히면 경제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라도 먼저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 역시 6개월짜리 단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우리 경제는 1997년 외환위기 상황과 비슷한 위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소비·생산·투자 등 거시경제지표는 뒷걸음치고 있는데 나라 안팎의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추가 하락의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경기의 유일한 성장을 이끌던 건설투자도 내년에는 줄어든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올해 4분기부터 주택착공 면적이 줄어들면서 내년에는 성장률을 올해보다 0.4~0.5%포인트 갉아먹을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 체력이 소진되면서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연속 4분기 0%대(전 분기 대비)에 머물고 있다.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민간 연구소들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대 초반으로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이달 예정된 경제정책 방향에서 2%대 성장 전망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만일 정부가 2%대 성장 전망에 합류하면 외환위기 당시이던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이런 위기 상황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데도 마땅한 정책 수단을 내놓지 못한다는 점이다. 실제 정책 실무자들조차 최순실게이트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책을 내놓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은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년 연간 계획표인 경제정책방향이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 이번달 발표되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는 새로운 정책을 담기보다는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을 보완하는 쪽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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