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ㆍ재단 이사에 “증거 없애라” 지시
-檢, 안 전 수석에 증거인멸교사 혐의 추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검찰은 20일 대기업들로 하여금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기금 출연을 강요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기소하면서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추가했다.
안 전 수석은 지난 달 초순 검찰이 본격 수사에 나서고 언론 보도가 계속되자 주변인물들에게 증거가 될 만한 것들을 없애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부회장도 안 전 수석의 ‘타깃’ 중 한 명이었다.
안 전 수석은 지난 달 중순 검찰 소환을 앞둔 이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이 나(안 전 수석)와는 무관하다고 거짓 진술을 해달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어 “향후 검찰에서 압수수색도 나올 것이니 대비하라”며 이 부회장에게 개인 휴대전화도 폐기할 것을 종용했다.
이 부회장은 곧바로 통신매장에 가 휴대폰을 새로 개통하고 안 전 수석과의 통화내역 및 문자메시지 등이 저장된 기존 휴대폰은 전문 처리업체를 통해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안 전 수석의 요구는 ‘완벽히’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달 28일 검찰에 소환된 이 부회장은 “(기금 모금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하며 그동안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았다’고 한 자신의 주장을 뒤집었다.
이때부터 안 전 수석이 국회 국정감사와 언론 인터뷰에서 내놓은 각종 해명에도 거짓 의혹이 뒤따랐다.
안 전 수석은 지난 달 21일 자신의 보좌관을 시켜 K스포츠재단 김필승 이사에게 “휴대폰을 폐기하고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도 있다.
안 전 수석의 보좌관은 김필승 이사를 재차 만나 검찰 조사시 대응방안을 기재한 문건도 건넸다. 해당 문건에는 이미 검찰 조사를 받은 미르 재단 관계자들과 K스포츠 재단 전 이사장 정동구 씨의 검찰 진술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김 이사에게는 “재단의 임직원은 지인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전경련과 협의해 선임한 것이라고 진술하라”고 하는 등 허위 진술을 요구했다. 정작 재단 이사장 등 주요 임원은 전경련이 아닌 최순실 씨가 추천한 인물들이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의 증거인멸교사를 중대한 범죄행위로 보고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혐의 등과 함께 공소장에 적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