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각 대학들이 ‘청탁금지법’ 때문에 여전히 몸살을 앓고 있다. 조기 취업생 학점 문제에 이사진 구성 난항까지 겹치며 김영란법이 가져오는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은 조기 취업생의 학점 부여에 대해 정리를 마친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대학가는 조기 취업생 학점 처리가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동안의 관행대로 취업에 성공한 졸업예정자가 자신이 수강하는 과목의 교수에게 남은 수업의 출석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면 ‘부정청탁’이 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에따라 지난달 26일 각 대학에 자율적으로 학칙을 개정할 경우 조기취업 학생에게 학점을 부여할 수 있다는 공문을 보냈다.
성균관대와 중앙대, 서강대, 건국대 등은 학생이 취업 확인서를 해당 기업의 확인을 받아 제출하면 담당 교수의 재량으로 출석으로 인정한다는 요지의 학칙을 만들었다. 서울대와 연세대 등도 학칙 개정은 안했지만 학사관리 지침을 만들어 조기 취업한 학생들이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교수의 재량껏 출석을 인정받을 수 있게 했다. 한양대와 경희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 등은 모두 학칙을 개정중이다. 교육부가 전국 196개 4년제 대학을 대상으로 조기취업자 특례규정 학칙 개정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한 125개 대학 가운데 26개 대학(21%)만이 개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수의 재량권을 침해한다는 불만 때문이다.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이때문에 학칙 개정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학점 부여는 교수의 재량인데 교육부가 나서서 학칙개정을 유도하는 건 상식에 어긋난다는 불만들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기업들이 채용일정을 변경해 졸업 예정자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하지만 취업난이 가중되는 터라 대부분의 대학은 기업 채용일정에 맞춰 조기 취업생들의 학점을 정리하는 분위기다.
대학들이 새로운 이사를 선임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겼다. 학교 이사진은 따로 급여를 받지 않는 명예직인데, 이사로 등록되는 순간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대학 이사를 맡기가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특히 학교 위상이 낮을수록 이사진 구성이 힘들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석ㆍ박사 과정 대학원생의 논문심사 시즌이 시작되는데 논문심사 관련 교수들에게 금품전달이나 식사 접대를 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 대학원생은 “솔직히 논문 심사 때 교수님들에게 최소한 호텔 식사를 대접하는 등 부담이 컸는데 김영란법으로 이런 걱정은 사라진 게 사실이다”고 했다. 하지만 교수의 논문 심사비가 현실화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학들은 또다른 고민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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