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면세점들이 ‘기부천사’로 변신하고 있다.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티켓 3장을 놓고 대기업 간 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졌다. 특히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여론이 중요하다고 본 대기업들이 ‘선행 스펙’ 쌓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는 면세점 운영 역량 등에서 비슷한 평가를 받을 경우 중소기업 상생, 지역사회 공헌 등 항목에서 판도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연말 특허 취득을 위해 동분서주 중인 신규면세점 도전자들이 각종 사회공헌활동 등 미담사례 홍보에 적극 나서며 이미지 관리에 힘쓰고 있다.
우선 지난해 특허권 수성에 실패한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는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하반기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심사에 앞서 오는 2020년까지 150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 활동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롯데면세점은 ‘시각장애인의 날’을 맞아 국립 서울 맹학교에서 전국 시각장애아동 200여 명에게 약 3000만원 상당의 점자책 1000여권을 전달했고 태풍 ‘차바’로 피해를 입은 부산ㆍ울산ㆍ경남ㆍ제주 지역을 돕기 위해 수해복구 지원 성금 10억원을 대한적십자사에 기부했다. 성금 기탁 외에 제주점 임직원 100여명이 인근 주변지역 환경정화 등을 도왔다. 이밖에 국내외 아동의 희귀병 치료비 지원 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행보에는 최근 각종 검찰수사와 독과점 논란 등을 상쇄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롯데면세점의 시장 점유율(54.9%)은 절반이 넘는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독과점 구조에 대한 이익환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SK네트웍스 역시 최신원 회장이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공동모금회에서 한국의 기부문화를 전파했다는 점을 홍보하면서 선행 쌓기에 주력하고 있다.
또 인근에 위치한 전통시장인 중곡제일시장에 중국인 관광객 500명을 초청해 쇼핑과 함께 한복ㆍ민요 체험, 전통주 시음 등 우리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제공하며 상생의 모습을 적극 어필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 기업들의 재무건전성이 비슷한 수준이라 상생 등에 대한 점수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저마다 사회공헌활동과 공약을 잇따라 이행하는 모습을 노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신규면세점 특허권에 도전하는 다른 사업자들도 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 시키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으로 홍보전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명동점이 있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 분수광장을 리뉴얼하기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해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분수광장을 관광 명소로 만들겠다는 신규 면세점 유치 당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다.
HDC신라면세점도 지난해 특허를 취득한 용산 1호점의 공약 실천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드래곤 페스티벌’ 등 용산전자상가 활성화를 위한 각종 행사를 개최했다.
현대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자체 주차장 59면과 인근 탄천주차장 400면 등 대형 버스 459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교통 상황별 경로 안내와 주차 정보 등을 제공하는 별도의 소프트웨어와 대형 버스 출입 관리 시스템도 만들 예정이다.
하지만 대기업의 기부금 증가와 투자가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심사를 위한 ‘보여주기’ 식으로 끝내지 말고 꾸준히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도 만들어야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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