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인생은 B(Birth)와 D(Death)사이에 C(Choice)’라고 했던가. 고객의 마음은 갈대와도 같아서 선택은 항상 변한다. 변화를 잘 보여주는게 유행, 그리고 트랜드다. 매달, 매분기, 계절별로 다양한 유행이 찾아오고, 유행이 길어지면 커다란 사회적 조류인 트랜드가 되기도 한다. 최근 유통업계도 특별한 트랜드를 맞았다. 이전의 모습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이 의류를 사러 대형마트, 식품을 사러 백화점에 방문하고 있다.과거 모습, 통념과는 다른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월별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대형마트의 의류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0% 성장하면서 대형마트의 품목별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은 식품 매출이 5.6% 신장했다. 해외유명브랜드(10.1%)와 여성캐주얼(4.5%)에 이은 백화점 품목별 매출 순위 3위였다. 남성의류와 여성정장 등 기존 의류품목 일부의 매출을 훨씬 뛰어넘은 모습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형마트에 갈 때는 식품, 백화점에 갈때는 의류품목을 구입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대형할인점에서 시작한 대형마트는 서민들의 생활에 친숙한 소재인 잡화와 식품이 주력품목이었다. 백화점은 해외 유명브랜드와 고급 의류 상품을 판매하는 데서 시작했고, 단연 의류 매출이 많았다. 지난 2분기 매출 신장률은 이런 기존의 생각에서 한걸음 빗나간 모습이었다.

업계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소비자 트랜드의 변화’로 분석했다. ‘식도락’과 ‘먹방’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은 식품을 살때 ‘맛’을 이전보다 더욱 중시하기 시작했다. 이미 소비자들에게 익숙해진 브랜드 의류제품은 인터넷에서 저렴하게 사는 것이 트랜드가 됐다.

트랜드를 반영한 대형마트와 백화점업계의 마케팅은 이럼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전국 주요도시의 맛집, 해외 유명 디저트브랜드로 꾸며진 푸드앤비버리지(F&B)매장을 내놨고, 대형마트는 자체브랜드(PB)의류를 강화하고, 실용적인 의류 제품을 마트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백화점 업계 1위 롯데백화점은 소공동 본점 12층에 유명 맛집을 유치해 새롭게 식당가를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대만에서 디저트 펑리슈를 직수입 판매하기 시작했다. 신세계는 전사적으로 공을 들인 ‘초대형 쇼핑공간’ 스타필드 하남에 잠실 올림픽주경기장보다 큰 면적의 전문식당가를 운영하고 있다. 매장면적이 1만224㎡(3100평)에 달한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트랜드는 패션보다 식도락”이라며 “온라인이 강세가 되면서 백화점 패션은 약해지는 반면, F&B(푸드앤비버리지) 콘텐츠가 활성화되는 식품은 모객을 하기 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백화점업계 관계자도 “F&B가 최근 2~3년간 매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패션은 최근 가격네고가 중요해졌다. 얼마나 더 싼지가 중요하다보니 온라인시장이 뜨고 있다”고 했다.

데이즈(Daiz), 에프투에프(F2F), 테(TE)라는 PB 의류를 갖고 있는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세 대형마트 업체는 의류 판매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데이즈를 통해 이탈리아 명품 남성 브랜드 ‘라르디니(LARDINI)’와 협업한 남성비즈니스룩을 론칭했다. 홈플러스는 가을을 맞아 F2F제품 340여종을 판매중이다. 롯데마트는 유통업계 최초로 PB의류에 빅사이즈 제품을 선보이며 다양한 고객의 취향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대형마트에 의류를 구입하러 오는 고객들은 가성비를 생각하며 물건을 구매하러 온다”면서 “우리도 의류품질 자체에 신경쓰면서, 한편으론 가격을 낮춰서 많은 소비자들이 제춤을 찾을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