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CJ제일제당이 지난 7월 말 출시한 반조리 간편식 ‘백설 쿠킷(Cookit)’이 출시 두달 만에 누적 판매량 50만개를 넘어서며 ‘신개념 간편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식품업계에서 일반적인 신제품 기준으로도 ‘히트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수치인 데다,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반조리 간편식’ 분야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 눈에 띈다.
반조리 간편식(Meal kit)은 하나의 메뉴를 만드는 데 신선재료 외의 모든 재료가 들어 있어 요리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을 말한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품 유형으로, 간편식 시장이 가장 발달해 있는 미국의 경우 지난해 기준 약 3조원의 시장 규모로 전체 가정간편식 시장의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올해 CJ제일제당과 롯데마트 등이 관련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이 열렸으며, 3~5년 내에 수백억원 규모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CJ제일제당은 백설 쿠킷이 ‘간편성’과 ‘요리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쿡방 등의 유행으로 소비자가 직접 요리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이 줄어들었고, 요리를 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제품 전략에 반영했다. 번거로운 과정을 생략하고도 요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반조리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이 백설 쿠킷의 초반 인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2인 가구를 주요 소비층으로 삼은 기존 간편식과는 달리 아이가 있어 일주일에 3회 이상 요리를 하는 3~4인 가정을 주요 소비층으로 삼고, 틈새시장을 노린 전략도 통했다.
특히 식재료를 따로따로 준비하는 비용과 시간, 음식을 만들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수고를 따졌을 때 반조리 간편식의 가성비가 높다는 점은 앞으로의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인원 수에 맞게 필요한 식재료가 모두 계량화돼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탕수육의 경우,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재료를 별도로 구매해 집에서 요리하면 일반적으로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백설 쿠킷 찹쌀 탕수육’으로 만들면 20분 만에 새콤달콤한 찹쌀 탕수육이 완성된다.
최근에는 외식업계에서도 ‘반조리 간편식’을 응용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관련 시장이 확대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나 배달앱에서도 가정에서 만들 수 있는 반조리 재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문 셰프의 레시피대로 식재료를 계량해 가정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반조리 간편식과 외식업이 만나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탄생한 사례다.
이정우 CJ제일제당 백설 쿠킷 담당 부장은 “백설 쿠킷의 출시 초반 성과는 우리나라에서도 반조리 간편식 분야가 생각보다 빨리 자리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요리하는 즐거움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미국과 일본 등의 선진국처럼 국내 시장 성장세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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