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준비·유예기간 보장 촉구
배우자 직장·자녀 교육·돌봄까지 고려해야
특별공급·공무원 임대주택 확대 요구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노·정 공식 협의체 구성 제안[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국가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이철수·이하 국공노)이 정부의 2차 중앙행정기관 세종 이전 추진과 관련해 충분한 준비기간과 합리적인 이전 유예기간을 보장하고, 이전 대상 공무원과 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정주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국공노는 14일 성명을 내고 “중앙행정기관의 세종 이전은 국가균형발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중요한 과제지만, 정책의 성공은 단순히 기관의 소재지를 옮기는 것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전 대상 공무원과 가족의 주거와 생계, 배우자의 직장, 자녀의 교육과 돌봄 등 삶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조직개편으로 서울 소재 부처로 이동한 공무원들에게 다시 세종 이전이 추진될 경우 주거와 가계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에 생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 부담을 떠안은 공무원에게 갑작스러운 근무지 이전은 주거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국공노는 이전비 지원이나 통근버스 운행 등 한시적·단기적 지원만으로는 장기적인 주거 불안과 가족의 생활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무원들이 세종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특별공급과 공무원 임대주택 확대 등 지속 가능한 주거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관 이전에 따른 행정 효율성과 부처 간 업무 연계 문제도 제기했다. 대사관 등 주요 외교시설이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관련 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할 경우 서울 소재 관계기관과의 소통과 협업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공노는 물리적인 기관 이전에 그칠 것이 아니라 관계기관 간 신속한 의사소통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업무 협력체계와 보완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공노는 전신인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시절 ‘세종시 및 혁신도시 이전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이전 대상 공무원의 권익 보호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 경험도 제시했다.
당시 특별위원회는 정부 관계기관과의 면담과 협의, 현장 점검 등을 진행하고 주거비 부담 완화와 이사비용 지원 등 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요구했다.
국공노는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기관 이전의 성패는 일정과 속도보다 이전 당사자인 공무원과 가족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여건을 얼마나 충실히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국공노는 “정부는 이전 대상 공무원과 노동조합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일정과 속도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며 “주거 불안과 가족의 생활 문제는 조직의 사기 저하와 인력 이탈로 이어질 수 있고, 부처 간 업무 연계에 어려움이 더해질 경우 행정서비스의 안정성과 정책 추진의 지속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노·정 협의체 구성·주거대책 등 4대 요구
국공노는 국가균형발전과 세종시의 성공적인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공무원과 가족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이전 대상 공무원의 의견을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노동조합과 정부가 참여하는 노·정 공식 협의체를 즉각 구성하고 이전 일정, 방식, 근무 여건, 지원 대책을 책임 있게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충분한 준비기간과 합리적인 이전 유예기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관별 업무 특성과 이전 여건은 물론 주거 이전, 배우자의 직장, 자녀의 교육과 돌봄 등 공무원과 가족이 직면한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률적인 일정 추진을 지양하고 예측 가능하고 단계적인 이전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거대책과 관련해서는 주택 특별공급 기회 부여, 공무원 임대주택 공급 확대, 주거비 부담 완화 등 장기적인 대책을 구체화할 것을 주문했다. 기존 수도권 주택 구입과 대출 등으로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있는 공무원의 현실도 반영하고 지원 대상, 기준, 예산 및 시행 시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관 간 유기적인 업무 협력과 안정적인 행정서비스 보장을 위해 대사관 등 서울 소재 주요 외교시설을 비롯한 관계기관과의 업무 연계 영향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하고, 신속한 소통과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도록 구체적인 협력체계와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철수 국공노 위원장은 “이전 대상 공무원의 권익과 안정적인 행정서비스를 지키기 위해 정부와의 책임 있는 협의를 요구한다”며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계속될 경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7toy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