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여력 확충에도 금리 고민 중인 차주 위한 가이드

초기 이자 절감엔 변동형, 대출 한도는 고정형이 유리

금리 상승기 변화 속도 느린 ‘신잔액코픽스’도 대안

신용대출 상환 시 DSR 개선에 주담대 한도 증액 가능

청년층 장래소득 반영 여부 및 대출비교 플랫폼 필수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 [연합]
서울 시내 은행 창구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정부의 8·13 부동산 대책으로 금융권의 대출 여력은 늘었지만 금융소비자들은 좀처럼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로 늘어난 대출 여력 대부분을 집단대출로 공급해야 해, 은행들이 예비 입주자가 아닌 일반 대출 차주에 대한 규제를 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날이 갈수록 치솟는 대출 금리까지 더해지면서 차주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출 빙하기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기 마련입니다. 대출 상품의 세부 조건과 규정을 꼼꼼히 살펴보면 대출 한도를 조금 더 늘리거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금리상승기엔 무조건 고정형? 꼭 정답은 아니다

요즘처럼 금리 상승기에는 장기간 금리 변동이 없는 고정형(주기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시장금리가 얼마나 오르더라도 대출 실행 당시의 금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꼭 정답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고정형과 변동형 상품의 금리 차가 큰 폭으로 벌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80~7.22%였습니다. 반면 변동형 금리는 연 4.28~6.46%로, 하단 금리는 약 0.60%포인트, 상단 금리는 약 0.80%포인트 낮았습니다. 통상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이 0.25%포인트라는 점을 고려하면 두 상품의 금리 차는 작지 않은 수준입니다.

실제 월 상환액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두 상품의 상단 금리를 기준으로 4억5000만원을 30년 만기 원리금균등분할상환 방식으로 빌릴 경우 고정형은 월 305만9000원, 변동형은 월 283만원을 내야 합니다. 비록 변동형의 경우 6개월마다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금리가 달라지지만, 일단 첫 6개월만 두고 보면 고정형에 비해 약 20만원의 이자를 더 아낄 수 있습니다.

두 상품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게 된 원인은 서로 다른 준거금리에 있습니다. 고정형 상품의 준거금리는 은행채 5년물로 시장금리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반영됩니다.

반면 변동형 상품의 준거금리인 코픽스는 은행이 한 달 동안 사용한 자금조달비용을 가중평균한 수치입니다. 은행채 금리 외에 정기예금 등 각종 비용이 모두 반영되는 후행적 성격의 지표라, 시장금리와 비교해 변화 속도가 느립니다.

이에 따라 당장 이자 부담이 큰 차주라면 변동형을 선택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입니다. 모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형 대비 금리 상승세가 더딘 데다, 3년 후에는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면제되는 만큼 그때 가서 고정형으로 갈아탈지 결정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헤럴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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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형은 금리가 너무 높고, 변동형은 불안하다면…신잔액코픽스도 선택지에

변동형 대출 중에서도 유독 금리 변화 속도가 느린 상품이 있습니다. 바로 신잔액코픽스 상품입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직전 한 달 동안 은행이 새로 조달한 자금의 비용을 반영한다면, 신잔액 코픽스는 은행이 보유한 자금의 잔액을 기준으로 산출한 평균 조달금리입니다. 신규 코픽스보다 시장금리 변화가 천천히 반영되는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 4일 기준 모 시중은행의 신규코픽스 기준 대출 금리는 연 4.80~6.00%이었던 반면 신잔액코픽스 기준 대출 금리는 4.46~5.66%로 더 낮았습니다. 실제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신규코픽스의 경우 올 1월에서 7월 0.41%포인트 상승했지만, 신잔액코픽스는 0.17%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금리 상승 속도가 느리다는 뜻은 그만큼 내려오는 속도도 더디다는 뜻이 됩니다. 금리 상승기에 유리한 만큼 금리 하락기에는 금리 인하 효과가 늦게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우선순위가 금리 아닌 한도라면 ‘고정형’이 유리

당장의 이자보다 대출 한도가 더 우선순위라면 고정형 대출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변동형 대출의 건전성 리스크를 감안해 한도 규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페널티(스트레스 DSR)를 고정형보다 더 많이 부과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3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에 따르면 고정형(주기형) 대출은 DSR 계산 시 기존 금리에 약 1.2%포인트, 변동형 금리는 약 3%포인트가 가산됩니다. 은행권에선 DSR이 40%를 초과하면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헤럴드경제가 연봉 8000만원인 차주의 대출 한도를 한 시중은행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연 5.5% 고정형 주담대를 이용할 경우 최대 한도는 4억1300만원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출금리 연 5.5%에 스트레스 DSR 1.2%포인트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반면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형 대출의 최대 한도는 3억7400만원으로 계산됐습니다. 대출금리는 연 4.68%로 고정형보다 낮았지만, 스트레스 DSR 3%포인트가 가산되면서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든 것입니다. 같은 연봉이라도 고정형이 변동형 대출보다 한도는 약 4000만원 더 높았습니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신용대출 갚기만 해도 한도 ↑…DSR의 마법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상환하는 것만으로도 주담대 한도를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신용대출은 주담대에 비해 만기가 짧아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잡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연봉 8000만원 차주가 연 6%의 신용대출 5000만원을 보유한 상태에서 연 4.5%의 변동형 주담대를 받을 경우, 이 차주의 대출 한도는 2억2600만원이 됩니다. 스트레스 DSR 3%포인트까지 적용한 결과입니다.

이 차주가 신용대출 5000만원을 상환할 경우, 총 한도는 3억8100만원까지 늘어납니다. 신용대출 원금의 약 3배 넘게 늘어나는 셈입니다.

만약 이 차주가 고정형 대출을 선택하면 한도 증액 효과는 더 커집니다. 연 5.5%의 고정형 대출을 선택할 경우 스트레스 DSR 감소 효과까지 적용되면서 총 한도가 4억1300만원으로 늘어납니다.

특히 신용대출을 받은 은행에서 주담대까지 받을 예정이라면 별도의 현금을 마련하지 않고도 한도를 늘릴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은행은 주담대를 실행하며 차주가 보유한 신용대출을 상환한 뒤 남은 차액을 차주에게 지급하게 됩니다.

현금 부담 없이 한도를 큰 폭 늘릴 수 있는 만큼, 최근 주택 구매 막차를 타려는 차주들 사이에서 이같은 ‘상환조건부 특약’ 상담 수요가 많다고 합니다.

청년은 장래소득 DSR 확인해야

청년이라면 장래소득 DSR 적용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2021년 7월부터 무주택 청년 근로자가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주담대를 받을 경우 향후 소득 증가분을 DSR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소득에 장래소득까지 더해 대출 가능 금액을 산정하는 만큼, 적용 여부에 따라 한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장래소득은 고용노동부 통계를 바탕으로 산출합니다.

예컨대 현재 연봉 6000만원인 30세 청년이 연 5.5%의 고정형 주담대(스트레스 DSR 적용)를 받을 경우 총 한도는 3억900만원이 됩니다. 하지만 장래소득인 7105만원을 적용하면 총 한도는 3억6700만원까지 늘어납니다. 장래소득을 반영하는 것만으로도 6000만원가량 더 받을 수 있는 셈입니다.

시행된 지 5년 가까이 된 제도이지만 그동안 은행이 청년 차주에게 장래소득 DSR 적용 여부를 별도로 안내할 의무는 없었습니다. 정부는 이번 8·13 대책을 통해 대출자에게 장래소득 DSR 적용 여부를 반드시 고지하도록 했습니다.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제미나이를 이용해 제작함]

내게 맞는 대출 상품 한 눈에…비교 플랫폼도 수시로 확인

수시로 대출 플랫폼에 접속해 보는 것도 좋은 조건의 대출 상품을 찾는 방법입니다. 정부는 지난 2019년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일환으로 핀테크 플랫폼이 대출 상품 비교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습니다.

인적 사항을 기입하면 플랫폼은 차주의 신용도에 맞는 금융회사 대출 상품을 보여줍니다. 차주 입장에선 여러 금융회사의 상품을 비교해 보며 금리나 한도 면에서 자신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각 플랫폼은 마케팅 차원에서 이자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대출 실행 시 일부 금액을 환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혜택까지 꼼꼼히 비교하면 이자 부담을 추가로 낮출 수 있습니다.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뱅크샐러드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로 금리가 조금이라도 낮은 상품을 찾는 게 중요해진 시기에 여러 대출 상품을 비교해 최대 한도, 최저 금리 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신용점수 자동 올리기 서비스나 DSR로 한도 늘리기 서비스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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